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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유해 음원 규제 입법, '혐오·범죄조장 음원방지법'의 실체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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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의원, 음악산업진흥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동시 발의…소관위 다르고 형사처벌 조항 없어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야경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경기 안산시을)이 지난 7월 6일 대표발의한 두 건의 법률 개정안이 온라인상에서 "혐오 및 범죄조장 음원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회자되며 검열 논란을 낳고 있다. 그러나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등재된 법안 원문을 확인한 결과, 실제 규율 범위와 조문 구조는 유포되고 있는 서술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 의원, 두 법안 동시 발의…소관위 다르고 형사처벌 조항 없어

 

먼저 분명히 해둘 점은, "혐오 및 범죄조장 음원방지법"이라는 명칭의 단일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현 의원이 발의한 것은 ①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19775)과 ②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19778), 두 개의 개정안이다. 같은 날 같은 10인이 공동발의했지만 소관 상임위는 서로 다르다.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이며, 두 법안 모두 7월 7일 각 상임위에 회부돼 현재 입법예고 기간 중이다. 아직 상임위 상정조차 되지 않은 초기 단계다.

 

규율 대상은 "혐오 음악 전반"이 아니라 "청소년이 만든 유해 음원의 유통 공백"

 

두 법안의 제안이유를 직접 확인하면 입법 목적이 좁게 설정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현행 청소년보호법 체계에서는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가 문제 음원을 사후적으로 심의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지정하는데, 이 심의·고시까지 짧게는 수 주,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그 사이 문제의 음원은 아무 제재 없이 유통된다는 것이 입법의 문제의식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 새 유통사 심사 없이 곡을 자율 발매할 수 있는 소형 플랫폼이 늘면서, 미성년자가 직접 특정인에 대한 모욕·비방이나 소아성애·살인 등 강력범죄를 미화하는 가사의 곡을 발매해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실제로 발생했다. 법안 제안이유는 인천의 한 중학교 졸업생 2명이 여성·장애인 혐오 및 범죄조장 가사의 음원을 낸 사건, 청소년기부터 혐오 표현이 담긴 곡을 발표해 온 한 래퍼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표현을 담은 공연을 추진했다가 공연장 대관 거부로 무산된 사건 등을 구체적 배경으로 든다.

 

이에 따라 두 개정안이 신설하는 조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음악산업진흥법 개정안(안 제26조의2, 제27조제2항): 음반등유통업자에게 음반을 유통하기 전 청소년유해성 여부를 자체 검사할 의무를 부과하고, 검사 결과 유해하다고 판단되면서 제작자가 청소년인 경우 해당 음반의 유통을 금지한다. 위반 시 지방자치단체가 유통업자에게 시정 또는 경고 조치를 할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안 제44조의7제7항·제8항): 관계 중앙행정기관장(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결정 기관장 포함)이 청소년에게 명백하고 중대한 피해를 줄 우려가 있는 유해 음원의 확산을 인지하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긴급 유통정지·제한을 요청할 수 있다. 방통위는 정식 심의 절차가 끝나기 전이라도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플랫폼)에 해당 음원의 처리 거부·정지·제한을 요청할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두 조문 어디에도 형사처벌 조항이 없다는 점이다. 규정된 제재 수단은 지자체의 시정·경고, 그리고 방통위를 매개로 한 플랫폼에 대한 유통정지·제한 요청뿐이다. 또한 조문 어디에서도 해외 아티스트의 음반 수입이나 국내 공연(내한공연) 허가 절차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 문구는 확인되지 않는다. 제안이유에 등장하는 "해외 기반의 정보통신망과 숏폼 플랫폼을 통한 확산"이라는 표현은 유튜브·틱톡 등 해외 사업자가 운영하는 유통 경로를 가리키는 것이지, 해외 뮤지션의 창작물 자체를 겨냥한 규정은 아니다.

 

1996년 헌재 위헌 결정과는 규율 구조가 다르다

 

1996년 헌법재판소는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상 공연윤리위원회의 음반 제작 사전심의 제도(제16조)와 그 위반 시 형사처벌·몰수 조항(제24조)에 대해, 행정권의 영향을 받는 기관이 창작물의 발표 자체를 사전에 통제하는 것은 헌법 제21조 제2항이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제작 단계에서 발표 여부를 국가기관이 미리 결정하고 이를 형벌로 강제하는 구조였다.

 

이번 개정안은 구조가 다르다. 제작 단계의 사전 허가가 아니라 유통 단계에서 유통업자 스스로 유해성을 판별하도록 의무를 지우는 방식이고(자율 심사), 제재도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적 시정·경고와 플랫폼에 대한 유통정지 요청이다. 다만 "정식 심의가 끝나기 전이라도" 방통위가 플랫폼에 유통 정지·제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은 사후 심의를 사실상 앞당겨 적용하는 효과가 있어,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절차적 적법성과 표현의 자유 침해 여부를 둘러싼 쟁점이 될 소지가 있다.

 

남은 쟁점

 

법안은 아직 입법예고 및 상임위 심사 초기 단계로, 조문이 심사 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 '혐오'와 '유해성'을 판단하는 구체적 기준이 시행령이나 심의 지침에 어떻게 담길지, 유통업자의 자체 검사 의무가 실무적으로 어떤 위축 효과를 낳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음악산업계나 시민단체의 공식 반응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법안이 상정되는 시점부터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