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편집부 | 지방자치단체가 콘서트장 대관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가수와 소속사는 물론, 공연을 예매했던 관객들의 피해까지 인정하는 이례적인 판결을 내렸다. 공공 무대를 볼모로 한 지자체의 '서약서 요구' 등 무리한 행정권 남용에 사법부가 엄중한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913단독(박남준 부장판사)은 가수 이승환과 소속사 드림팩토리, 예매자 100명이 구미시와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구미시는 원고들에게 총 1억 2,5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구미시가 이승환에게 3,500만 원, 소속사에 7,500만 원, 예매자 100명에게 각각 15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당초 원고 측이 청구한 총 2억 5,000만 원(이승환 1억 원, 소속사 1억 원, 예매자 각 50만 원) 중 절반 상당을 법원이 인용한 것이다. ■ "정치적 언행 말라" 서약서 거부하자 공연 이틀 전 전격 취소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4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미시는 12월 25일 구미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승환의 데뷔 35주년 콘서트 '헤븐(Heaven
예술인들이 스스로 조성한 기금을 바탕으로 신용협동조합의 대출 인프라를 활용하는 새로운 상호부조 금융 모델이 제도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사장 서인형)은 22일 신용협동조합중앙회(회장 고영철), 태릉신용협동조합(이사장 백석빈)과 함께 '예술인상호부조대출' 운영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예술인 당사자 조직이 조성한 기금과 신협의 오랜 생활금융 인프라를 결합해, 예술인 조합원이 긴급한 생계자금이 필요할 때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지 않고 제도권 금융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공식화한 것이다. 예술인이 예술인을 돕는 기금, 신협 대출로 연결 협약의 핵심은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자체 조성한 '예술인상호부조대출기금' 이다. 이 기금은 태릉신용협동조합이 한국스마트협동조합 조합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전용 대출상품의 대손충당금 준비금으로 활용된다. 대출 과정에서 연체 등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 기금이 대위변제 재원이 되는 구조다. 다시 말해 예술인들이 상호부조의 원리로 모아둔 기금이 버팀목이 되고, 그 위에서 신협이 실제 대출 심사와 실행을 담당하는 분업 모델이다. 예술인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창작 소득 이력이 금융권 심사의
뉴스아트 편집부 | 이재명 정부의 문화예술 분야 인사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오는 4월 21일, 진보 성향의 문화예술 단체들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인사 정책을 공개 규탄하기로 했다. 야권의 반발이라면 예측 가능한 수순이겠지만, 이번 목소리의 주인공들은 이 정부의 탄생을 지지했거나 적어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문화예술 현장 당사자들이다. 그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논란의 실마리는 정부 출범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임명은 2025년 8월부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IT 기업인 출신으로 문화예술 분야 전문성 부족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문체부 장관은 국내 문화예술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자리다. 예산 배분, 국립기관 운영 방향, 예술인 지원 제도의 설계가 모두 이 직위에서 출발한다. 현장과의 접점 없이 행정 논리만으로 이 영역을 운용하기 어렵다는 우려는 이후 산하 기관 인사로 번지며 현실이 됐다. 장동직 배우의 국립정동극장 이사장 선임(2026년 2월)에서도 공공 문화기관 운영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배우로서의 경력과 공공기관을 경영하는 능력은 별개의 문제다. 국립정동극장은 한국 근대 공연
뉴스아트 편집부 | 지난 4월 16일, 래퍼 빅나티가 유튜브를 통해 'INDUSTRY KNOWS'라는 제목의 디스곡을 공개하면서 한국 힙합 씬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해당 곡에는 스윙스가 소속 아티스트들의 저작인접권을 동의 없이 매각해 채무를 변제했다는 주장이 담겼다. 스윙스는 같은 날 라이브 방송으로 즉각 반박했다. 카카오로부터 120억 원을 투자받아 AP알케미를 설립했으나 시장 불황으로 약 60~70억 원의 빚이 남은 긴박한 상황에서, 회사의 부도를 막고 아티스트들의 정산금을 보전하기 위해 뮤직카우 등에 약 140억 원 규모의 카탈로그를 매각했다는 설명이었다. 진실 공방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폭로와 반박이 교차하는 자극적인 표층 아래, 이 사태는 훨씬 본질적인 질문 하나를 꺼내들고 있다. 음악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이 물음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세계 음악사가 이미 같은 질문에 피로 얼룩진 답을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1993년, 프린스는 앨범 'The Gold Experience' 발매를 둘러싼 워너브라더스와의 법적 분쟁 도중 'SLAVE'라는 단어를 직접 뺨에 새기고 공개 석상에 나타났다. 워너브라더스가 계약으로 그의 음악 발표 속도와 횟수까지
오윤, 그는 누구였나 예술가의 피를 물려받은 민중의 아들 1946년 4월 13일, 부산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소설 『갯마을』, 『메아리』로 한국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소설가 오영수의 장남, 오윤이었다. 문학적 토양이 비옥한 가정에서 자란 그였지만, 아버지의 문학이 바다와 갯마을 사람들의 삶을 그렸듯, 아들의 예술 역시 민초들의 삶을 향해 있었다. 어린 시절 오윤은 아버지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자랐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매료된 것은 책 속의 세계가 아니라, 부산 골목길에서 마주치는 생생한 삶의 풍경이었다. 시장 아주머니들의 억센 웃음소리, 부두 노동자들의 땀 냄새, 골목길 아이들의 거친 놀이. 이 모든 것이 훗날 그의 판화 속에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서울대학교 조소과에 진학한 것은 1965년이었다. 당시 한국 미술계는 서구 모더니즘의 세례를 받으며 추상미술이 대세를 이루던 시기였다. 하지만 오윤은 다른 길을 택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민화, 무속화, 불화, 탈춤, 굿 등 한국 전통 문화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서구 미학을 배우면서도, 그의 눈은 언제나 우리 것을 향해 있었다. 1969년, 현실과 마주하다 1969년은 오윤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
뉴스아트 편집부 | 세상에는 백 마디 말보다 더 거대한 침묵이 있다. 그리고 그 침묵을 찢고 나오는 소리만이 닿을 수 있는 영역이 있다. 여기, 삶의 가장 찬란한 순간과 가장 비참한 어둠을 동시에 통과한 한 남자가 있다. 1인 프로젝트 ‘더밀리웨이스(themilliways)’라는 이름으로 우리 앞에 선 뮤지션, 주진태의 이야기다. 그는 대중에게는 낯선 이름일지 모르나, 한국 대중문화의 심장부에서는 이미 오랜 시간 ‘거장’들의 조력자로 통했다. 지난 20여 년간 그는 문화 대통령이라 불리는 서태지가 이끄는 서태지컴퍼니의 핵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감각적인 미디어들을 빚어내는 디렉터로 활약해왔다. 무대 뒤편의 어둠 속에서 타인을 가장 화려하게 빛내던 그가, 이제는 스스로 빛이 되어 칠흑 같은 우주를 유영하기 시작했다. 그가 들고 나온 음악은 죽음과의 사투 끝에 살아 돌아온 아버지가, 거센 운명의 파도에 휩쓸려 잃어버린 아들을 찾기 위해 쏘아 올리는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도 아름다운 구조 신호다. 서태지의 미스터리를 설계하던 남자, 소리의 건축가가 되다 더밀리웨이스의 음악을 처음 접한 이들은 하나같이 “귀로 듣는데 눈앞에 풍경이 펼쳐진다”고 말한다. 영상 디렉터
뉴스아트 편집부 | 나는 오랫동안 의미와 상징이라는 무거운 짐을 표현하려고 낑낑거렸다… 이제 형태나 의미를 포기하자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는 없다. 한 줄기 바람, 한 방울의 물 속으로 사라진다. (고인의 작가노트 중) 한국 현대예술의 가장 뜨거운 전위(前衛)에 섰던 ‘토탈 아티스트’ 이익태 작가가 7일 오후 6시, 78년의 소풍을 마치고 영면했다. 그는 영화, 연극, 퍼포먼스, 회화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오직 ‘삶’이라는 거대한 캔버스 위에서 춤추듯 살다 간 자유인이었다. ■ 한국 영화사의 ‘돌연변이’, 제도권에 저항하다 1970년, 서울예술대학에 재학 중이던 청년 이익태는 한국 영화사에 전무후무한 ‘사건’을 일으킨다. 그가 연출하고 출연한 단편영화 「아침과 저녁 사이」는 기승전결이라는 기존 영화 문법을 철저히 파괴한 작품이었다. 한국영상자료원에 ‘최초의 한국 독립영화’로 등재된 이 작품은 2015년 영국 테이트 모던에서 상영되며 그 전위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그의 예술적 기질은 안주하지 않음에서 비롯됐다. 1970년대 방태수, 김구림 등과 함께한 전위예술 그룹 ‘제4집단’ 활동은 기성 예술계의 엄숙주의에 대한 유쾌한 도발이었다. 그는 멈춰있는 그
뉴스아트 편집부 | 화려한 조명 뒤, 우리가 몰랐던 예술인들의 처참한 현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 세계가 K-컬처에 열광하는 지금, 정작 그 뿌리인 예술가들은 '금융'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다. 오는 12월 2일 저녁 7시, 서울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는 이 오래된 모순을 끊어내기 위한 역사적인 자리가 마련된다.국회의원 양문석, 씨앗페 운영위원회,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주최하는 <예술인 공정금융 비전 선포식 & 공동행동 선언>이다. 이번 행사는 성토의 장을 넘어, 데이터로 입증된 대안을 제시하고 예술계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실천적 '공동행동'을 선포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치료를 미루다 병을 키웠습니다"… 숫자가 아닌 '사람'의 증언 이날 행사에는 금융 소외로 고통받아온 예술인들이 직접 발언대에 선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연극인 이수경 씨는 "공연은 계속되지만 통장은 비어있다. 아이들 몰래 3일을 굶으며, 내가 예술을 계속하는 것이 가족에게 죄를 짓는 것은 아닐까 절망했다"며 생활고의 아픔을 토로할 예정이다. 20년 경력의 기타리스트 김정수 씨의 사연은 더욱 충격적이다. 그는 "급한 생활비 700만 원을 빌렸다
뉴스아트 편집부 | 어느 날, 한국스마트협동조합 사무실로 낡은 우편물 하나가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꼬깃꼬깃한 체크카드 한 장과 비밀번호가 적힌 쪽지가 들어 있었다. 발신인은 과거 조합의 '상호부조 대출'로 급한 불을 껐던 한 예술인. 그는 현재 감당할 수 없는 빚으로 인해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법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빈털터리' 상태였다. "지금 제 전 재산이 2만 원입니다. 더 보태고 싶어도 가진 게 이것뿐이라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를 살려줬던 그 대출기금에 조금이라도 보태고 싶습니다. 부디 같은 동료들을 지켜주세요." 그 2만 원은 세상 그 어디에서도 빌려주지 않을 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 준 '연대'에 대한 피맺힌 감사이자, 자신은 무너졌어도 동료만은 지키고 싶다는 예술인의 처절한 절규였다. "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닙니다"… 95% 상환율이 증명한 기적 화려한 K-컬처의 조명 뒤, 대한민국 예술인들의 삶은 재난 상황이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의 조사에 따르면 예술인 10명 중 8명(84.9%)은 제1금융권 대출을 거절당했다. '소득이 불규칙하다'는 이유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은 연 20%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고금리 대출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뉴스아트 편집부 | 경기도가 2026년도 경기문화재단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리면서 지역 문화예술계가 존폐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경기도는 재정난을 이유로 재단이 보유한 '기본재산'을 사용하라는 입장이지만, 예술계는 "미래를 위해 27년간 지켜온 종잣돈을 허물라는 것"이자 "부당한 요구에 불복한 데 대한 명백한 보복성 행정 폭력"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태의 핵심은 약 1,200억 원 규모의 '문예진흥기금', 즉 재단의 기본재산에 있다. 이 기금은 1997년 재단 설립 당시 출연된 자산으로, 지난 27년간 원금은 보존하고 오직 이자 수익만으로 문화예술 사업을 지원하는 '지속가능성'의 상징이었다. 어떤 재정적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문화예술 생태계를 지탱해 온 마지막 안전판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경기도는 이 원칙을 깨고 당장의 재정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원금을 사용하라고 압박했다. 재단과 예술계가 "미래를 포기하는 근시안적 처사"라며 이를 거부하자, 도는 곧바로 '사업비 0원'이라는 예산안으로 응수했다. 지역 예술계는 이를 단순한 예산 조정을 넘어선 '문화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극 연출가는 "재정 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