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오 작가 | 폭설 속으로 사라진 말은 해가 지도록 나타나지 않는다. 함께 누비던 들판 구석구석 살펴도 그 많은 말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먼 산으로 숨어버린 모양이다. 2월 첫째날 다시 찾은 벌판, 한바탕 달려댔는지 눈밭은 이미 다 헤쳐졌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 걸까? 내리쬐는 빛과 눈밭에 반사된 빛을 한껏 즐기며 아무 일 없었던 듯 벌판을 거닌다. 다음 겨울을 기다리며.
김수오 작가 | 비행기가 뜨지 못할 정도로 눈이 온 날, 말들이 사라졌다. 몇 년을 드나든 곳인데도 찾을 수가 없다. 멀리 보이는 저 산 속으로 들어간 것일까? 눈덮인 무덤만 들판에 홀로 남았다.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창작오페라 ‘피가로의 이혼’은 그랜드오페라단이 세 번째 선보이는 창작 오페라 작품이다. 모차르트의 작품 피가로의 결혼을 모티브로 해 오늘날 현대인들의 부부 관계와 남녀 관계의 여러 단면들을 다루는 1개의 이야기, 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4인극 옴니버스 형식의 오페라다. 2020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그림책 CD-BOOK ‘노란 우산’ 음악을 만든 신동일이 작곡하고, 대학로 극장에서 롱런한 ‘민들레 바람 되어’ 공연의 극작가 박춘근이 협업한 작품이다. 신동일은 피가로의 연애편지 선율들을 한데 모아 독립된 하나의 가곡, <길을 걸어도 네가 있고>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원곡과 절묘하게 연결되는 멜로디가 흥미롭다. 이번 공연에 예술의 전당이 2020년 기획한 오페라 ‘춘향전 2020’을 연출한 김태웅이 연출을 맡고 유수한 국제 오페라, 성악 콩쿨에서 수상한 국내 정상급 오페라 주역 가수 바리톤 김준동과 소프라노 한경성, 테너 김재민과 소프라노 심규연 등이 출연한다. 이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하여 4월에 열린, 2022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창작오페라 분야 실연 심의에서 전국 총 7개 오페라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지난 1월 10일 한국스마트협동조합에서, 많은 불편 및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활동증명'에 대하여 예술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예술활동증명 신청과정에서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서로 함께 공유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여러 탈락 사례들을 이야기했다. 이제, 지면으로 봤던 이야기를 생생한 현장 영상으로 볼 수 있다.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1990년대 후반부터 독립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전승일 감독이 최근 5.18 광주민중항쟁을 주제로 제작한 단편 애니메이션 <운동화 비행기 A Boy of May>가 해외 영화제에서 연이어 좋은 반응을 보이며 순조롭게 출발하고 있다. 단편 애니메이션 <운동화 비행기>는 80년 5월 광주민중항쟁 당시 선전대 활동을 하며 5월의 참상과 시민들의 헌신적 저항을 직접 온몸으로 겪은 홍성담 화백이 37년 동안 품어 온 이야기를 어린이 청소년 대상의 그림책에 담아낸 <운동화 비행기>(2017, 평화를품은책)의 원작 그림을 독립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원작 그림책 <운동화 비행기>는 80년 5월 ‘송암동 사건’으로 계엄군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된 초등학생 전재수(당시 11세)군과 방광범(당시 12세)군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애니메이션 속의 주인공 ‘정새날’은 이 두 소년의 영혼을 상징한다. 현재 단편 애니메이션 <운동화 비행기>는 인도에서 개최되는 히말라얀 두어스 글로벌 영화제에서 ‘최우수 애니메이션’ 상을 수상했으며, 미국에서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전남문화재단에 <바람의 노래>라는 사회적 협력 예술 프로젝트에 참여할 레지던시 참여자 모집 공고가 나왔다. "예술가와 환경활동가의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임시일자리"라는 부제가 붙었다. 일당 13만 원 노동할 예술인 모집?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 지원사업을 문화재단에서 공지한 것이니 믿을만한 것이었다. 그런데 예술활동 지원 부분에 대한 서술이 명료하지 않고, 심지어 제작비나 재료비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예술인들 사이에서 해조류 양식 일손돕기 내지는 일당 13만 원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일었다. 하지만 아르코 지원사업인데 그럴리가? 이에 뉴스아트는 아르코, 전남문화재단,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기획자인 오선영 큐레이터를 취재하였다. 그 결과, 전남문화재단에서 이 프로젝트를 공지할 때 가장 중요한 설명을 빠뜨려서 오해가 발생했음이 드러났다. 프로젝트 Q&A에 근거하여 이 프로젝트의 목적을 요약하자면, "예술인이 경제활동을 하면서 지역사회와 협력탐구하고 이주노동자와의 이해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또한 그 방법으로 "프로젝트의 참여자는 모두 ‘이주 노동자’가 되어 살아감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27일까지 파주 한길 북하우스 지하 1층 ART SPACE에서 미디어 아티스트 문준용의 개인전이 열렸다. 전시된 작품 <별을 쫓는 그림자들: CHASING STARS IN SHADOW>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2021년에 제작 발표된 작품으로 이후로도 국내외에서 계속 전시되고 있다. 문작가는 이전에도 서울문화재단, 파라다이스문화재단 등에서도 지원을 받은 바 있는데, 작품보다는 신분이 부각되면서 대통령 아들로서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시비에 휘말렸었다. 이에 문작가는 "예술지원금은 이렇게 쓰는 것"이라는 요지의 발언으로, 지원금을 받아야 하는 예술 작업 및 예술인의 상황을 여러 차례 옹호해 왔다. 문작가는 2010년 파슨스 디자인스쿨 석사 과정 졸업작품으로 'Augmented Shadow(증강 그림자)’라는 작품을 선보였다. 사물의 인공 그림자를 실제와 가상으로 보여주고 이를 직접 조작할 수도 있게 한 것으로, 발상이 특이하고 흥미롭다는 점을 인정받아 스페인 바르셀로나 디자인박물관(DHUB) 등 전 세계에서 10여 차례 전시되었다. 문작가 Augmented Shadow 연작 가운데 최초 작품인 'Talk T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2022 민주주의 시민문화제, 같이 한걸음" 행사로 문화예술포럼이 열린다. 실시간생방송도 진행한다.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클래식 가곡 연주회가 지루하다는 사람이 많다. 지난 10월 21일, 세종 체임버홀에서 열린 제 18회 <우리노래 펼침이> 공연을 관람하기 전에 같은 걱정을 하였다. 어찌 보면 돈보다 중요한 것이 시간이기에, 공연이 즐겁고 감동적이기를 기대하는 것은 관객의 권리일 것이다. 프로그램은 신동수 작곡 '주기도문'을 바리톤 황영호가 연주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한껏 느리고 장중한 분위기의 이 곡 뒤에 나온 것은 박원준 작곡 '긍정적인 밥'이었다. 함민복 시인이 쓴 같은 제목의 시에 곡을 붙인 이 곡은, 시 한 편 값을 쌀 두 말에, 시집 한 권 값을 국밥 한 그릇에 비교하면서 수입은 비록 적어도 세상을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인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이 곡으로 관객의 소박한 마음을 두드려 무장해제시킨 뒤 본격적인 연주가 시작된다. 소프라노 임단과 바리톤 김우주의 연주에 이어 매우 늦은 나이에 성악에 입문한 소프라노 신현령이 연주했다. 올해 74세의 고령에도 '솟대'와 '빛나던 사랑이더라' 두 곡을 소화했다. 전공자가 아님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뒤늦게 연주자의 나이를 알고 놀란 관객이 한 둘이 아니다. 한국 가곡은 이런 분들의
김수오 사진, 영상 | 비가 온다. 바람이 분다. 태풍이 온다. 가느다란 다리로 우뚝 서고 여윈 몸으로 버틴다. 난생 처음 보는 혼돈 속에서도 의연할 수 있는 건 엄마들이 지켜주니까 방패처럼 기둥처럼, 엄마들이 지켜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