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지난 봄 예술인상호부조대출기금 마련을 위한 <싸앗페>에 참여했던 최윤정 작가가 해당 작품 주인공들의 머리카락을 클로즈업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최윤정 작가는 커다란 안경을 통해 세상을 보는 ‘pop-kids’ 시리즈로 알려져 있다. 이전의 작품들에서는 커다란 안경을 캔버스 안의 캔버스 혹은 세상을 보는 프레임으로 삼아 안경 속 인물이 보는 세상을 보여주었다면, 이번에는 외부에서 그 인물들의 머릿속같은 머리카락 속을 들여다 본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현미경을 들이댄 순간, 그것은 이미 머리카락이라는 기능적 한계에서 벗어나 folds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는다. 어느 날 문득 작가는, 욕망은 존재를 향한 의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시각적으로는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는 물질도 존재하는 한 어떤 욕망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미 죽은 것이라고 하는 머리카락 같은 것. 작가에게 머리카락은 죽은 존재이기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존재, 존재를 향한 의지, 욕망이 된다. 주름의 형태를 중심으로 표현된 다소 추상적인 folds 시리즈는 생명이 존재하고자 하는 의지 그 자체의 욕망에 대한 시리즈입니다... 자연과 인공물에 존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본지에 일상의 아름다움을 연재 중인 박성규 작가는 오랫 동안 물을 찍어왔다. 물성이 빛과 함께 물에 담기거나 비친 모습에 매료돼, 강가에 종일 앉아 있거나 바닷가를 누빈다.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을 누비던 그는, 생각지도 못하게 산에도 오르게 되었다. 계곡물 때문이다. 물의 유연함으로 재탄생한 물성은 수많은 이미지로 변신한다. 물은 어디로든 흐른다. 이번에는 인사동 디지털혁명 전시회에서 제주 오일장까지 흐른다. 8월 30일 수요일부터 9월 5일 화요일까지 인사동 G-ART갤러리에서, 9월 6일 수요일부터 9월 10일 일요일까지 제주 국제아트센터에서 그의 사진을 볼 수 있다. '5,6차 디지털 사회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디지털 아트 전시회'는 아리아리 디지털 아트 센터(Ariari Digital Art Center, ADAC)에서 진행하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을 위한 협업 과정의 하나이다. 디지털 시대 한국 미술의 미래를 위해서는 여러 장르 작가들이 협업이 꼭 필요하다. ADAC는 작가가 미술 작품을 세상에 내보내기 위한 과정과 전시, 소유되는 일련의 과정을 디지털 콘텐츠로 표현해 그림 한 점마다 이야기를 만들어냄으로써 디지털 자산을 한국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3월 예술인상호부조대출기금 마련을 위한 <씨앗페>에 참여했던 최은경 작가가 개인전을 연다. 코로나가 끝났지만 여전히 계속되는 어려움 속에서 일상의 시름을 한 템포 미루며, 혹은 한 템포 쉬어가며 (한숨이 아닌) 선선한 한-'숨'의 쉼이 되어주는, 발길 따라 유유히 바라보게 된 풍경을 주로 그렸다. 작가는 선선한 공기와 바람이, 그것들의 여운이, 그래서 적절한 어떤 낭만성이 그림에 담기길 바란다. 그래서 그림 속 피사체는 계속 흔들리고 있다. 빈 공간은 공기와 바람으로 가득차 있다. 아버지의 정원을 생각하며 그렸다고 하는 '봄의 정원'에는 분명하게 보이는 꽃은 한 송이도 없다. 하지만 잎조차 없는 나뭇가지의 그림자는 초록빛이고, 그 빛은 원경과 연결되어 먼 곳에서 달려오고 있는 봄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봄은 언제라도 성큼 다가올 듯, 화면 전체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작가는 이를 '부풀어오르는 봄의 마음'이라고 표현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순식간에 몰려오는 봄기운은, 들꽃에서 번져나온 것일까? 한적한 길을 달리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도 작가의 손끝에서는 아련한 그리움에 흔들린다. 정읍 가던 길 차 안에서 선잠이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2013년에 시작해 올해로 8회를 맞이한 여성연극축제가 8월 30일 대학로 민송아트홀에서 개막식을 한다. 9월 24일까지 기획전, 연출가전, 작가전, 세대공감전 등 총 5팀의 공연과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8회 여성연극축제는 여성의 이야기와 함께, 인간 삶에서 죽음까지 광범위한 지평을 펼쳐나간다. 특히 작가전과 연출가전은 공모를 통해 참여자를 선정했는데, 신진 연극인들에게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을 펼치는 데 목적이 있다. 기획전 ‘삼ㅇ삶(緣)’은 박다시 작가와 이정하 연출의 작품으로, 인간 삶에서 운명은 미리 정해져 있는 것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인지를 묻고 있다. 다소간 무거운 주제이나 여기에 해학이 입혀져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 장례지도사 성호와 서희는 각자 고객 유치를 위해 대립하고, 여기 인플루언서 지희가 들어와 벌어지는 일들을 담아내고 있다. 연출가전 ‘우리는 논개의 얼굴을 모른다’는 김지식 작가와 왕정민 연출의 작품으로, 역사 속 인물이 아닌 한 여성으로서의 논개를 불러낸다. 3명의 서로 다른 논개가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작가전 ‘노파의 오찬’은 강추자 작가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고 이우영 작가 추모전이 8월18일(금)~9월3일(일) 경춘선숲길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우영 1972-2023 : 매일, 내 일 검정고무신> 전시회는 고 이우영 작가의 일생을 재조명하며 문화예술의 창작 환경을 돌아보고자 마련된 특별 기획전이다. 전시는 ‘검정고무신’과 관련된 이우영의 작품과 자료, 인터뷰 영상, 창작곡 등 다양한 시청각 매체로 구성된다. 고 이우영 작가는 1972년 태어나 1990년대 대표작인 ‘검정고무신’으로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작품의 저작권 계약 관련 소송으로 3년간 법정 다툼을 하던 중 지난 3월 안타깝게도 우리 곁을 떠났다. 올해 7월 한국저작권협회는 ‘검정고무신’에 대한 출판사의 권리가 부당하다며 검정고무신 캐릭터 9종에 대한 저작권 직권 말소 처분을 내렸으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불공정행위로 시정 명령을 내렸으나 아직 관련 소송은 진행되고 있다. 전시는 이우영의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생생하게 전한다. 작가 일상을 고스란히 담은 작품과 자료들 그리고 구술 기록 인터뷰 영상을 통해 그의 삶과 주변 환경을 짐작해볼 수 있다. 대표작인 ‘검정고무신’ 원화와 단행본 초판도 볼 수 있다. 한국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 사회적협동조합이 주관하는 ‘2023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축제 in 영덕, 부산, 대구(이하 청공축제)’가 7월 10일~17일 영덕무형문화재전수관 소극장에서 경북 영덕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9월 4~9일 부산 BNK부산은행 조은극장, 9월 11~16일 대구 문화예술전용극장CT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이번 청공축제는 청소년을 위한 공연예술 축제에서 수상한 우수 작품들로 진행되며 △극단 살뮈에서 창작팀 전원이 함께 만든(Devised Theatre) ‘지수가 누구야’, △극단 디아코노스의 실시간 탈출극 ‘5=1’, △박종우 청소년극창작소의 댄스 씨어터 ‘Do It Now’가 무대에 오른다. 먼저 ‘지수가 누구야’는 배우가 어떤 태도로 청소년극을 창작하고 동시대 청소년을 만나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작품이다. 지난 7월 20~30일 대학로에서도 공연했다. ‘5=1’은 방 탈출을 소재로 주 관객층인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하고, 극중 시간과 현실 시간을 동기해 관객의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작품이다. ‘Do It Now’는 대사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편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이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우리나라에 들어와 활동하는 외국인 아티스트들이 SNS로 소통하다가 단체전을 연다. 작품 제출 기준은 단 하나, '가장 최근에 그린 작품'. 장르는 회화, 사진, 일러스트, 드로잉은 물론 설치미술까지 있다. 여기에 음악과 초콜릿도 있다.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서로를 팔로우하면서 알게 된 외국인 아티스트 20명과 그들의 한국인 친구 아티스트들이 모여 총 30명 정도가 참여한다. 영어강사로 일하면서 그림 작업을 해 온 Neil Smith 작가가 말레이시아 전시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작가에게 요청하여 들고 온 작품도 전시된다. 우연은 더 큰 우연으로 연결된다. 종합문화 공간을 운영하는 폴라이트라는 업체에서 이 젊은 작가들이 예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낮은 비용으로 건물을 제공했다. 전시는 물론, 아티스트 교류 이벤트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장소가 '폴라이트 군자', 군자동 184-7 건물 1층에 있다. 그런데 '폴라이트 군자'는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갤러리 간판도 올리기 전에 결정된 전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시 포스터에는 갤러리 이름이 아니라 주소가 적혀있다. 작품도 얼굴도 서로 본 적이 없는 이들은, 8월 13일 오후 5시에 있을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순수 클래식 공연무대에서 윤봉길 의사에 관한 역사적 교훈과 감동을 담은 창작오페라가 탄생했다. 바로 오페라 ‘매헌 윤봉길’ 이다. 한국형 감성 오페라인 ‘매헌 윤봉길’은 '1932상하이의 아침'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지난 4월 쇼케이스 형식으로 공연을 2회 가진 바가 있다. 이후 김포오페라단이 경기문화재단의 일제 잔재 청산 예술 공모 당선작으로 선정되면서 업그레이드 된 대본과 새로운 연출로 최고의 성악가, 무용가와 함께 오는 9월 8일 김포 아트홀에서 재공연을 하게 되었다. 이번 공연에 윤봉길의 부인 역으로 캐스팅된 소프라노 정시영은 세계 최고의 오페라극장인 스칼라극장의 주역이다. 남편을 떠나보낸 여인의 정서를 아리아를 통해 담담하게 또는 강인하게 들려준다. 김구 역으로는 세계 3대 오페라극장인 영국 로열오페라단 주역인 바리톤 임창한이 캐스팅되었다. 국내외에서 감성 바리톤으로 통하는 그는 민족의 지도자인 백범 김구를 강인하면서도 따뜻하게 표현한다. 주인공인 윤봉길 역으로는 스페인 발렌시아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서울 심포니 국제 콩쿠르1등을 수상하고 사랑의 묘약, 리골레토 주역으로 데뷔한 테너 양승호가 캐스팅되었다. 양승호 테너는 세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8월 광주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박희선 개인전 '특별한 당신'이다. 박희선 작가는 신경다양성 당사자로, 광주지역 장애인 문화예술제 등에서 활동해 왔다. 강렬한 원색을 사용해 자연물을 표현한다. 2018년, 제 1회 틈새미술 공모전에서 ‘꿈꾸는 여인2’로 대상을 받은 바 있다. 아르브뤼 작가란 1945년 프랑스 화가 장 뒤뷔페(Jean Dubuffet)가 정신질환자들의 그림을 예술적 창작물로 인정하는 말로 처음 사용되었다. 아르브뤼 작가는 순수한 충동을 기반으로 한,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형태의 그림에서 미술의 원생성(原生性)을 보여주는 작가를 지칭한다. 그러나 이런 작가가 공모전 한 번으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박희선 작가가 공모전 이후 계속적으로 작업할 수 있게 뒷받침해 준 곳은 광주광역시 남구장애인복지관이다. 이 복지관의 신혜진 복지사가 장애인들이 예술작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미술작가되기프로젝트'를 기획 진행하였고, 박희선 작가가 3년 동안 매주 여기에 참가하여 꾸준히 작업하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미술치료사로서 남구장애인복지관에서 박희선 작가를 만난 갤러리 생각상자의 관장인 주홍작가가 박희선 작가를 알아보고 초대전을 제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은 사회의 소외된 존재를 인식하도록 허기 위해 기획되었다. 그들은 자립준비청년, 방임아동, 헉대받는 동물 등이다. <H>로 202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조은주 작가의 작품으로 작년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의 봄작가겨울무대에서 낭독극으로 첫선을 보였다. 관객들의 호평에 이번 공연에서 처음으로 정식 무대화 된다. 극의 주인공인 소설가 '지수'는 소외된 존재에 대하여 진심을 다해 글을 쓰지만, 자기 주변에서 벌어지는 소외는 알아채지 못한다. 그녀의 작품 속 인물들인 방임아동, 자립준비청년, 길고양이가 냉혹한 세계와 마주한 어려움을 이겨 내고 희망찬 미래를 그려내는 동안, 그녀의 주변에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들은 차가운 현실을 견뎌내지 못하고 끝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무거운 주제의 연출을 맡은 채수욱은 “작가는 소외된 자들의 고통과 세계의 부조리를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타인의 고통을 쉽게 대상화하고 관음하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적으로 비추고 있다.”며 “선한 목적이 악한 수단을 정당화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세계를 향해 작가가 던지는 인간적인 외침이 관객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