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편집부 | 계절의 경계가 흐릿해진 시대라지만, 11월의 마지막 날이 주는 무게감은 여전하다. 옷깃을 파고드는 찬 공기에 마음마저 움츠러들 때, 서로의 체온으로 공간을 데우는 공연이 열린다. 오는 2025년 11월 30일(일) 오후 5시, 수원 행궁동의 숨은 아지트 ‘D.O.T(디오티)’에서 열리는 <겨울을 준비하는>이다. 독립서점 ‘딱따구리 책방’의 남수가 기획한 이번 공연은 세 명의 싱어송라이터가 각자의 시선으로 포착한 삶의 단면들을 노래로 엮어낸다. 20석 한정이라는 소규모 좌석 배치는 이 공연이 단순한 관람을 넘어, 연주자와 관객이 하나의 공기를 공유하는 ‘대화’의 장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공간의 미학: 날 것의 소리를 품은 아지트, D.O.T 공연이 열리는 D.O.T(디오티)는 수원의 핫플레이스 행궁동 골목 깊숙한 곳, 지하 1층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배경음악을 깔아두는 평범한 술집이나 정적인 LP 바가 아니다. 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 지상의 소음은 차단되고 오직 음악에만 몰입할 수 있는 묵직한 공기가 흐른다. D.O.T는 ‘펍(Pub)’이라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베이스로 하되, 본질은 ‘라이브 공연장’에 닿아 있다.
뉴스아트 편집부 | 차가운 계절,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숲에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노래로 타인의 삶을 섣불리 짐작하지 않고 묵묵히 곁을 지키던 뮤지션 이서영이 이번에는 노래 대신 ‘루페(관찰경)’를 들고 대중에게 손을 내민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전문 숲해설가로 활동 중인 이서영은 오는 12월, 소수의 참가자와 함께 겨울 숲을 걷는 <[2025] 빛과 그늘 겨울편>을 진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화려한 꽃과 푸른 잎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작지만 단단한 생명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다. 음악의 위로가 숲으로 이어질 때 이서영은 포크와 앰비언트 사운드를 결합해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아티스트다. 평단은 그녀의 대표곡 ‘서리’에 대해 “불안과 고독을 노래하면서도 타인을 섣불리 동정하거나 판단하지 않는 따뜻한 시선을 가졌다”고 평가한다. “버릇처럼 따라붙는 한숨”을 지우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품어주는 그녀의 음악적 태도는 숲을 대하는 방식과 놀랍도록 닮아있다. 2021년 숲해설가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그녀는 줄곧 ‘연결감’에 천착해왔다. 그녀에게 숲 해설은 지식을 전달하는 강의가 아니라, 음악처럼 숲의 이야기를 ‘들려
뉴스아트 편집부 | 대한민국 1세대 마임이스트 유진규가 오는 12월 10일과 11일 양일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성균소극장에서 신작 '유진규마임 2025 꽃'을 무대에 올린다. 1972년 연극과 함께 마임을 시작한 이래 50여 년간 한국 마임의 역사를 몸으로 써온 그가 74세의 나이로 다시 관객 앞에 선다. 이번 공연은 유진규에게 예술가로서의 긴 여정을 되돌아보며 자신에게 남은 것과 버려야 할 것을 질문하는 성찰의 무대다. "나이 든 예술가에게 꽃은 마지막을 더 밝히려는 역설"이라고 유진규는 말한다. 그는 "평생 무대가 몸에 새긴 모든 습을 마주하며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묻는다"고 밝혔다. 이 말은 단순히 공연의 주제를 설명하는 것을 넘어, 오랜 시간 한 길을 걸어온 예술가가 자신의 예술 세계 전체를 재점검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유진규에게 '꽃'은 성의 끝자락에 선 한 예술가가 그동안의 모든 작업이 궁극적으로 무엇인지, 자신이 표현을 위해 쌓아온 기법이 예술의 본질을 드러냈는지 아니면 가렸는지 되묻는 작업이다. 그 물음은 수십 년 동안 반복해온 몸의 조직을 구성하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50여 년 동안 몸에 각인된 예술적 습관들은 때로는 표현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