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요즘 뉴스아트에 갑자기 판소리 기사가 많은 것은 독자들의 기분 탓이다...가 아니고 추석 시즌이기 때문이라고 하자. 아무튼 인연이 그렇게 흘러가 난생 처음 판소리 완창이란 걸 보게 되었다. 무려 5시간 동안 한다는 소리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흔적 없이 사라져갔다. 같이 보겠다는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총 5명 목표였는데, 결국 중학생 한 명은 도망가버렸다. 그래도 무려 4명이나 함께 갔다. 그 중 나를 포함한 2명은 이전에 판소리 자체를 들어본 적이 없다. 기껏해야 여성국극 한 번 보고 '정년이' 웹툰으로 공부한 정도? 내 주변에 용자가 많다. 오늘 우리가 볼 공연은, 뉴스아트에서 알린 바 있는 <박가빈 판소리 완창 시리즈2, 조상현바디 김세종제 춘향가> 배고프면 어쩌나 목마르면 어쩌나 엉덩이 아프면 어쩌나 별 걱정이 다 되었다. 일단 인근에서 점심을 푸짐하게 먹고 입장했다. 들어와서 보니 다행히도 돈화문 국악당 좌석은 그 어떤 극장보다 좋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만, 5시간 넘게 앉아 있었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원래는 1부만 보고 탈주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보다 보니, 2부, 3부, 결국 마지막까지 생존하고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 | 지난 9월 24일 막을 내린 전주세계소리축에서, 주요 행사인 '국창열전 완창판소리'는 전주동헌에서 닷새 동안 매일 개최되었다. 판소리의 다섯 유파를 대표하는 다섯 분의 원로 국창(김일구, 김수연, 정순임, 신영희, 조상현)이 제자들과 함께 완창 판소리를 선보였다. 평균 나이 81세의 국창 다섯 분을 한 자리에 모시기까지 삼고초려의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뉴스아트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이왕준 조직위원장이 직접 쓴 완창판소리 직관기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어제 하루종일 내리던 비가 그쳐 한옥마을 130년 된 동헌 하늘이 너무 해맑다. 오늘 ‘흥보가’는 박록주 바디이다. 바디란 ‘받다’라는 동사에서 나온 거로 보이는데 판소리 유파를 설명할 때 사용한다. 기악에서는 바디라는 말을 사용 하지 않고 ‘-류’라고 표현한다. 동편제 소리의 가장 대표적인 맥脈의 하나가 박록주 바디라 할수 있는데 위로는 송만갑-김정문으로 내려와서 아래로는 박송희 명창을 거쳐 오늘 정순임 명창으로 계보가 이어졌다. 정순임 명창은 2020년에 국가 주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정순임 명창은 국립창극단 시절에 박송희 명창을 통해 동편제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9월 21일 국립중앙박물과 대강당에서 제 1회 장애예술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뇌과학자 박문호 박사는 "고요할 때 낮은 음가도 제 소리를 가진다"는 말로 장애예술의 의미를 한 마디로 정리했다. 이어서 한국은 물론 일본, 베트남, 영국의 장애예술 현황이 소개되었고, 장애예술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잠재력, 장애예술교육의 방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라운드테이블도 진행되었다. 예술은 지연된 반응이다... 이미지는 드러내고 의미는 숨겨서 찾게 만든다. 관객은 이를 찾으면서 쾌감을 느낀다... 미의 기준은 변화하며... 바꿔갈 수 있다... 절대 침묵 공간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가 있다... 우리나라는 소음도가 너무 높다... 고요 속에 내부에서 폭발할 필요가 있다. 고요해야 어떤 낮은 소리도 자기 고유의 음가를 가진다. - 박문호 박사 전직 변호사이자 현재 무용수인 김원영씨는 자신이 무용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14살이 될 때까지 장애로 인해 공교육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되어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고 한다.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된 1990년대 말부터 급진적인 장애인권리운동이 전개되었는데, "겁이 많았던" 김원영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지난 9월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AI 디지털 기반의 미래 미디어 계획」 발표'라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독립PD협회, 웹툰작가노조, 시나리오작가조합/협회, 창작자연대 등 문화예술계 및 시민단체 9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상상력 과잉, 혹은 상상력 빈곤?!'이라는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저작권을 무시한 채 마구잡이로 정책을 발표한 과기정통부를 비판했다. 과기정통부의 보도자료는 생성형 AI를 통한 스토리 및 초벌원고 등 미디어 콘텐츠 창작, 디지털 휴먼 제작, 버추얼 프로덕션 인프라구축, 불법유통 방지 및 마케팅과 유통 계획은 물론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이런 콘텐츠를 시험적으로 제작 수출하는 것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를 실행하는 '추진체계' 항목에서는 민간과 정부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를 총괄할 기관을 구성한다는 계획과 일정만 나온 채 용두사미로 끝난다. 과기정통부가 '신'도 아닌데 '말씀' 즉, 지시만 하면 이 모든 계획이 실현될 것처럼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게다가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인데도 불구, 과기정통부는 데이터의 정당하고 공정한 확보 방책은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지난 9월 25일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이하 민예총)은 블랙리스트 원조 장관 유인촌씨를 문화체육부 장관에 임명하는 것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는 전국의 16개 지역 민예총들은 물론 한국민족춤협회, 한국민족미술인협회, 한국민예총풍물굿위원회, 한국민예총통일위원회가 연명했다. 유인촌씨는 재임 당시 블랙리스트 원조로 의심받고 있으며, 그의 장관 재직시절 82명의 문화예술체육인 건전화 사업으로 총 82명을 교체 혹은 배제한 사실이 국정원 문건을 통해 밝혀졌고, 영화단체 지원사업에서 특정 단체를 배제했음을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증언했고, 본인의 임기시작과 동시에 22개 문화예술기관 단체장을 퇴출한 바 있다. 이런 유인촌씨의 귀환이 예고되어서인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로 활동하는 국민의 힘 김승수 의원은 최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특이한 자료를 요청했다. <2023 굿바이전 in 서울>(이하 굿바이서울)에 참여한 작가들에 관한 지원금 내역 자료이다. 굿바이서울은 이태원 참사와 대통령 부부를 풍자한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지난 1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개막일 새벽 기습 철거를 당해 급히 전시 장소를 옮겨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9월 25일 아르코 대극장에서 문화예술진흥기금 공모사업 지원 신청에 대한 설명회가 있었다. 온라인으로 500여명 참석했고 오프라인으로 150명 정도 참석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지난 공청회에서 제기되었던 문제를 보완하고 대안을 제시하였고 대극장 밖 로비에서는 1:1상담도 진행하였다. 우선, 정병국 문화예술위원회(이하 아르코) 위원장이 2024년도의 공모구조와 의도를 설명했다. ▲기획서보다는 핵심 플레이어에 주목하는 방향으로 개편, ▲지원금 부정사용시 페널티 부과(그동안은 없었다), ▲심의위원 재정비, 3년마다 평가 및 퇴출 등 핵심 내용을 요약했다.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선정률 22% 이어서 그는 공모에서 선정되는 체감 비율을 청중에게 물었다. 일부 청중은 3%, 5% 등 한 자릿수를 말했고, 일부는 10~20%라고 하였다. 그가 밝힌 공모사업선정률은 22%였다. 2024년 창작영역 공모는 창작의 과정, 창작산실, 창작주체로 나뉜다. ▲창작의 과정은 장르구분 없이 아이디어구상부터 리서치, 인터뷰, 사전조사, 워크숍, 아이디어 초기 구현이나 사전제작 등의 모든 활동을 지원한다. 기초예술분야에서 활동하는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창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예산안에서 창작·제작 지원 예산을 2023년 217억5600만원에서 2024년 107억2500만원으로 절반 이상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니메이션과 한국영화 차기작 개발 100% 삭감, 시나리오 61%, 독립예술영화 40% 삭감 애니메이션 지원 항목은 지난 8월에 알려진 대로 전액 삭감되었고, 시나리오 공모전 운영비 예산은 4억1350만원에서 1억6100만원으로 삭감, 한국영화 차기작 기획개발지원 예산은28억460만원에서 전액 삭감, 독립예술영화 제작지원 예산은 2023년 117억3천만원에서 2024년 70억원으로 삭감되었다. 영진위 지원을 받는 장·단편 영화 및 다큐멘터리 작품 수도 올해 136편에서 내년 75편으로 줄어든다. 국고지원 270억 중 250억이 상업영화로 영진위는 영화관 입장료의 3%로 조성되는 영화발전기금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24년 영화발전기금은 2023년보다 265억 줄었다. 이에 270억원의 국고 지원을 받았지만 이 중 250억원이 상업영화 예산으로 편성되었다. 그러나 해외 제작자 로케이션 지원홍보 7억 증액 창작·제작 지원 예산은 대폭 삭감한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정부의 예술지원은 대개 보조금 사업이다. 예술단체는 이 보조금의 20~40%를 민간 극장 대관료로 사용한다. 반면 자치구의 공공극장은 공실률이 높다. 지역민은 공공극장을 눈앞에 두고 문화 향유 기회가 적다. 공공극장은 지역 행사나 임대료 수익을 올리는 데에 쓰인다. 올해 정부는 창제작 유통사업을 확대한다고 총 490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지역 극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관극 문화가 형성되지 않을 상태에서는 또 다시 밑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되기 쉽다. 소중한 예산이 비싼 공연에 초대권을 남발하는 데에 쓰이면서, 지역 예술가들의 자생력을 줄이고 산업화된 대형기획사와 임대유통업자만 배불린 채 끝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정책이 계속되면 소규모 단체들이 고사되어 예술계 다양성이 사라질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공공극장을 예술가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상주단체 제도를 확대하는 것이다. 국립극단조차 극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에, 더욱 이러한 제도의 확대가 절실하다. 생활예술이 활성화되고 있는 지금 시대에는 홍보나 마케팅에 비용을 쓰지 않으면서 지역과 밀착된 문화생태계를 조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번…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공석이 되면서, 새 관장에 대한 기대를 담은 글들이 신문지면을 채웠다. 그런데 막상 신임관장이 임명되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먼저 신임관장 임명 과정을 보자. ▷8월 20일 면접 전형 후 김성희 당시 이화여대 전 교수, 김찬동 전 수원시립미술관장, 심상용 서울대 미대 교수 - 3명의 후보자가 최종 후보로 선정 ▷8월 30일 대통령령으로 기존 고위공무원단 규정 개정, 장관에게 역량평가 면제 권한 부여 ▷9월 13일 박보균 사의 표명 및 유인촌 장관 지명 ▷9월 14일 국립현대미술관장에 김성희 임명한다 공표 ▷9월 15일 임명장 전달 ▷9월 18일 김성희 취임 면접 전형 후 한 달만에 취임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문제는 대통령령으로 고위공무원 채용규정을 개정하기 전후로, 김성희 신임 관장을 제외한 2명의 최종 후보자들에 대하여 어떤 프로세스도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8월 20일은 고위공무원 채용 규정이 개정되기 전이기 때문에, 통상적인 채용과정이라면 3명의 후보자에게 역량평가에 대하여 설명하고 준비시키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이 진행되지 않았고, 후보자들의 문의에 대해서도 '결정된 바 없다'고만 말했다.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올해 문화예술계 예산이 436억원 삭감되었다. 그러나 문화예술예산의 범주도 불분명하고 문화체육부의 발표 방식도 해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곳에서 얼마나 삭감되었는지 항목별로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만화영상진흥원 예산의 거의 절반인 56억원 삭감 문화예술진흥기금 공모사업이 70억원 삭감된 것은 지난 '2024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현장 공청회'를 통해 드러났다. 이번에는 한겨레에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하 만진원) 예산이 56억 삭감된 것을 밝혀냈다. 만진원은 2022년 10월,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인 '윤석열차'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기관이다. 당시 문체부는 앞으로 후원하지 않겠다면서 만진원에 엄중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에 문체부는 명의후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수준을 넘어 예산을 거의 절반인 48%나 삭감한 것이다. 이로 인해 만화산업 인력양성을 위한 거점 공간 48곳과 장애인복지관 14곳의 만화교육 운영 지원 등을 일체 할 수 없게 되었다. 출판과 콘텐츠 다각화 지원, 수출작품 번역 지원, 해외전시 및 교류도 불가능하다. 윤석열차 보복?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때문? 만진원과 만화계에서는 지난 해 윤석열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