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었다 우리는 나약하고 쉽게 죽거나 상처받기 때문에 서로 부둥켜안고 울기로 하였다 먼저 떠난 벗들을 기억하며 밥을 씹기로 하였다 사랑을 믿게 하는 것들은 주로 그런 것들이었다 우리가 칠흑처럼 녹더라도 꼭 쥔 이 손은 놓지 않으리라고 세상이 아무리 추워도 우리는 계속 서로 눈을 맞추자고 차가운 길 위에서 꿈도 사랑도 목숨마저 다 잃어도 그래도 끝끝내 우리는 서로를 잃지 않으리라고 다짐처럼 각오처럼 힘주어 서로 안았다 만약 그래도 우리가 무언가 잃어야한다면 당신과 내가 손을 쥐고 당신과 내가 눈을 맞추고 미로에서 함께 길 잃으리라고 2019.12.22 뉴스아트 박치치 기자
미술평론가 최석태 | 벨기에 태생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의 그림 <이것은 담뱃대가 아니다>는, 널리 알려진 1929년 작품이다. (그림 이름이 담뱃대가 아니라 파이프라고 여기는 분들을 위한 설명은 따로 미룬다). 우리 그림 가운데에는 그에 견주어, '이것은 정물이 아니다!' 라고 하고 싶은 그림이 있다. 이것은 정물이 아니다! 이것은 고색찬연이다 단색으로 된 도판으로 볼 수밖에 없어서 아쉽지만, 아래 그림에는 귀걸이 같이 장식을 단 토기를 비롯한 이런저런 질그릇들과 종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은 1922년에 처음 열린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되었다. 거죽만 호화판으로 만들고, 정작 그림은 단색으로 재현된 조선미술전람회 도록에 실린 것이다. 도록에는 이 그림을 <정물>이라고 하였다. 그리 크지 않은 도판이라 그림 속에 적은 작은 글씨는 판독이 어려우나 그 옆의 제목으로 쓴 큰 글씨는 읽기가 가능하다. 그래서 읽는다! 고색찬연! 고古; 오래다 색色; 빛, 빛깔 찬燦; 빛나다, 번쩍하다 연然; 그럴, 그렇다 그림 이름이 어디까지나 고색찬연이다. 그런데 고색찬연으로 입력해도 고색창연으로 나온다. 고색과 찬연을 따로 입력해도
김수오 작가 | 비행기가 뜨지 못할 정도로 눈이 온 날, 말들이 사라졌다. 몇 년을 드나든 곳인데도 찾을 수가 없다. 멀리 보이는 저 산 속으로 들어간 것일까? 눈덮인 무덤만 들판에 홀로 남았다.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과거가 되어야 하는데 계속 현재인 작품이 있다. 뮤지컬 <고스트 메모리>다. 더는 이 작품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이면 좋겠는데, 지난 10월 29일 서울 한복판에서도 꽃다운 젊은이들이 하늘의 별이 되었다. <고스트 메모리>는 이렇듯 원치 않은 이별을 겪은 사람들, 그들의 간절한 만남과 기다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뮤지컬의 배경은 1949년 경산 코발트광산에서 벌어진 3천여 명의 민간인학살 사건이다. 전쟁무기에 들어가는 코발트를 캐던 광산은 한국전쟁 당시 학살지로 사용되었다. 560여 구만 수습된 채 지금은 발굴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뮤지컬 <고스트 메모리>는 이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이 왜 숨겨져야 했는지, 죽음의 뒤편에는 어떤 진실이 가려져 있는지에 대해서 찾아간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코믹과 공포를 잘 버무려 풀어놓음으로써 주제를 선명하게 전달한다. 2014년 초연에서 국가폭력과 민간인학살이라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하며 감동을 자아냈다는 평가로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3년간 꾸준히 공연되었고, 코로나 시절이었던 2020년에 재연되었다가 올해 다시 막을 올린다. 이제 중학생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요즘 챗GPT라는 녀석이 장안의 화제입니다. 나날이 이 녀석을 이용한 기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요. 레퍼런스 제공 기능이 아직 없기 때문에 논문까지는 쓸 수 없지만, 논문 아이디어나 문장 체크 등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다지요. 영어작문 첨삭지도도 누구보다 잘한다고 하고요. 영어선생님들 큰일 났어요. 오늘은 믿거나 말거나 챗GPT에 3D프린터를 연결해서 학교에서 내 준 손글씨 숙제를 한다는 짤도 올라왔습니다. 댓글 창에 저런 애는 학교 다닐 필요 없다고 난리가 났어요. 그래서 뉴스아트도 해봤습니다. 한국어로 물었더니 시간은 약간 걸렸어도 완벽하게 한국어로 답변합니다. 다음은 문답 일부입니다. 조금 공격적으로 물어봤는데 점잖게 대답합니다. 번역체는 그대로 두었으니 챗GPT의 한국어 실력도 보시지요. Q. 예술교육의 효과 중 하나가 문제해결력을 키워주는 것이라면, 예술인들은 왜 많은 문제를 겪고 있는것일까? A. 예술인들은 예술적인 표현과 창조적인 상상력을 가지고 있지만,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예술인들은 작품을 팔기 어려운 상황이나,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경우가 있어서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CGV가 2월 11일부터 3월 21일까지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른 17편 작품을 상영하는 '2023 아카데미 기획전'을 개최한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3월 12일(현지시간) 열릴 예정이다. 기존 국내 상영 작품은 물론이고 TAR 타르, 더 웨일 등 국내 미개봉작도 포함돼 있어 후보작들을 궁금해하는 영화 팬들의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3 아카데미 기획전에서는 'TAR 타르', '더 웨일', '말없는 소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이니셰린의 밴시', '이오', '클로즈' 7편이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난다.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 '더 배트맨',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섞은 거짓된 연대기', '바빌론',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아바타: 물의 길', '애프터썬', '엘비스',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탑건: 매버릭' 등 관객들에게 사랑받은 작품들도 다시 상영한다. 먼저 TAR 타르는 괴물 같은 마에스트로 '리디아 타르'의 정점과 추락을 그린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영화다. 2월 22일 개봉에 앞서 기획전을 통해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DC 코믹스,마블 코믹스의 전설적인 일러스트레이터 버니 라이트슨이 7년에 걸쳐 완성한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프랑켄슈타인 펜화 작품 45점이 수록된 ‘프랑켄슈타인’ 에디터스 컬렉션이 문예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이 책에 수록된 버니 라이트슨의 삽화 45점은, 약 7년에 걸쳐 그려진 프랑켄슈타인 삽화들로, '20세기 최고의 판타지 드로잉'이라고 평가된다. 프랑켄슈타인의 극적인 순간을 담아낸 섬세하고 강렬한 삽화들은 책을 읽는 내내 긴장과 감동을 더하며 책의 소장 가치를 높인다. '프랑켄슈타인'은 천재 작가 메리 셸리가 19세의 나이에 뛰어난 상상력으로 탄생시킨 최초의 현대 공포 소설이자 과학 소설이다. 인간 내면의 욕망과 심오한 감정을 탁월하게 그려내 낸 걸작이다. 작품은 프랑켄슈타인 자신과 그가 창조한 괴물이 주변 사람들에게 불러온 비극을 줄거리로 하여, 법과 제도, 학문, 문화 같은 현실 세계의 문제들뿐만 아니라 우정과 사랑, 인정과 관용, 존엄에 이르기까지 인간 보편의 문제들을 이야기 속에 녹여낸다.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익명으로 출간된 초판과 메리 셸리가 1918년에 출간한 개정판, 두 가지 판본이 있다. 이 가운데 1818년 초판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예술인복지재단이 2023년 사업 변경사항과 참여방법, 기준 등을 설명하는 사업설명회를 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 연다. 수어·문자통역이 제공되며 실시간 질의응답을 할 수 있고, 생중계 이후에도 다시 볼 수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올해 창작준비금 예산이 60억 늘어나면서, 지원 대상도 2만 1천명에서 2만 3천명으로 2천명 늘었다. ▲2022년 9월 25일부터 '예술인권리보장법'이 시행되면서 '예술인복지법'상 예술인 뿐 아니라 예비예술인, 예술인조합, 예술단체 등도 <예술인 신문고>를 통해 권리침해와 성희롱, 성폭력 피해 사실을 접수하고 지원받을 수 있다. ▲참여 예술인에게 6개월간 월 120~14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예술로사업>은 2월부터 참여자 모집을 시작한다. 올해부터는 '책임멘토링' 제도를 도입해서 협업과정 중 발생하는 갈등을 조율하여 원활하게 활동하도록 돕는다. ▲기타 예술활동증명, 예술인패스, 예술인 심리상담, 예술인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예술인 산재보험, 예술인 고용보험, 의료비, 자녀돌봄, 예술인생활안정자금(융자)까지 재단의 18개 사업에 대한 설명을 한다. 설명회 참여가 어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2월 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 1소회의실에서 저작권법 개정안이 빨리 통과되기를 촉구·지지하는 선언회가 열린다. DGK(한국영화감독조합)이 국민의힘 성일종·황보승희,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과 공동주최한다. 이번 저작권법 개정의 핵심은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세계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는 K-콘텐츠 작가 감독들이 해외 수익 분배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저작권법 개정안은 2022년 8월에 발의되고 두 번의 토론회도 있었으나 아직 상임위 심사조차 시작되지 않고 있다. 베른 협약에 따르면, 작품의 국적에 관계 없이 저작자의 보상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다만, 저작권료를 국외로부터 송금받으려면 한국에서도 상대국 저작자의 저작권료를 수집하여 송금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저작권법 개정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법적으로 저작료 지급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저작권자에게 선제적으로 저작권료를 보내준 곳이 있다. 스페인의 저작권 관리단체 DAMA(Derechos de Autor de Medios Audiovisuales)와 아르헨티나의 저작권 관리단체 DAC(Directores Argen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수차례 전시가 연장된 뒤에, 명시적 합의 없이 남겨진 채 철거되지 않은 작품 <검은비>는 해가 바뀐 지금도 상무관에 남겨져 있다. 광주시가 상무관 원형복원공사를 위해 지난 해 12월 31일까지 철거를 요구했지만 작가는 '이미 시민의 것'이라며 철거를 거부했고 철거 요구 시한을 넘겼다. 독일에 거주 중인 정영창 작가는 지난 1월 14일자 페이스북을 통해 ‘검은비 존치를 위한 예술시민모임’(이하 예술시민모임)의 이름으로 검은비를 위한 서명운동 사실을 밝히고 협조를 요청했다. 예술시민모임은 서명운동과 함께 성명서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광주의 5·18미술이 "충격적인 장면을 주저함 없이 작품으로 재현"함으로써 "광주의 진실을 알리고 리얼리즘 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생성"하여 민중미술의 지평을 넓혔다고 하였다. 또한 정영창 작가의 검은색 모노크롬 작업 <검은비>는 "구체적 장소와 인물 없이 성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광주 "5·18 예술에 대한 새로운 태도와 감수성을 제공한다"고 평가하면서 검은비가 계속 추모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공론화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예술시민모임은 2018년부터 상무관에서 추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