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서울의 숨은 이야기들이 무대 위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고 있다. 지난 11월 5일 개막한 '제5회 서울연극25페스티벌'이 대학로 나온씨어터에서 뜨거운 호응 속에 진행 중이다. '지역이 곧 문화예술'이라는 슬로건으로 2020년에 첫발을 내딘 이 페스티벌은, 서울 각 자치구가 간직한 역사와 설화, 인물 등 지역 고유의 문화예술 자산을 연극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다. 올해는 서울시 민간축제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그 위상을 한층 높였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에는 서초, 종로, 서대문, 용산, 강남, 은평, 강북, 양천, 동작, 광진, 금천, 마포 등 역대 최다인 12개 자치구가 참여해 더욱 풍성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미 6개 자치구의 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됐으며, 남은 6개 자치구의 작품이 12월 1일 폐막식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김도형 집행위원장은 각 자치구에서 연극예술이 뿌리내리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임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지역연극이 활성화되고 시민들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극이라는 예술 장르를 통해 서울 각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적 특색을 재발견하는 이 독특한 시도는, 12월 1일
김동산과 블루이웃의 '물결'은 컴필레이션 앨범 <이름을 모르는 먼 곳의 그대에게>에 수록된 곡으로 음원포털을 통해 발매를 앞두고 있다. 본지를 통해 미리 음원을 들어볼 수 있도록 공개한다. 음원 발매 후에는 비공개로 전환될 예정이다. 황경하 · 김동산과 블루이웃 - 물결 황경하 기획자 | 수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출장작곡가 김동산은 한국 인디음악씬에서 특별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그의 음악은 포크와 블루스의 전통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특유의 방식으로 주목받아왔다. "천 원에 노래 한 곡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문구로 시작된 그의 여정은 이윽고 우리 시대의 아픔을 기록하는 작업으로 발전했다. 공동체의 붕괴나 빈민, 노동자가 당하는 착취를 다룬 그의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물결' 역시 개인과 사회의 접점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물결'은 밴드의 강렬한 사운드로 시작해 청자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김동산의 포크 뮤지션으로서의 이력을 고려하면 의외의 선택이지만, 이는 곡이 다루는 주제의 무게감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류준철의 건반과 이인우의 베이스, 김예준의 드럼이 만들어내는 중후한 록 사운드는 70년대 Crosby, St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새로운 시각의 다큐멘터리 '침몰10년 제로썸'이 전국 순회 상영을 시작했다. 이 작품은 네 차례의 국가조사위원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궁 속에 남아있는 침몰 원인과 구조 과정의 미스터리를 추적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증거들을 조명하며,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참여했던 전문가들의 심층 분석을 담았다. 특히 손석희 전 JTBC 앵커의 인터뷰는 당시 언론이 포착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사건의 전체 맥락을 재구성한다. 영화는 11월 21일 고양을 시작으로 전주, 부천, 안성, 수원, 제주 등 전국 15개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상영 후에는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준비되어 있어, 304명의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 10주년 다큐멘터리 '침몰10년 제로썸'의 전국 상영 일정이 공개됐다. 각 지역별 상영 일정과 예매 링크는 다음과 같다. 고양시는 11월 21일 오후 7시 30분 메가박스 백석벨라시타(http://bit.ly/zerosum
황경하 기획자 | 까르의 'TRANSITION'은 현대 사회의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희망을 담아낸 작품이다. 포크 뮤지션으로서 까르는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진솔한 음악 언어로 풀어내는데, 특히 이 곡에서는 개인의 내면에서 시작해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 인상적이다. 음악적으로 'TRANSITION'은 어쿠스틱한 포크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되, 다양하고 깊이 있는 편곡으로 청자를 사로잡는다. 까르의 리드미컬한 기타 연주를 중심으로, 카혼의 생동감 있는 리듬과 훌라(HOOLA) 멤버들의 조화로운 코러스가 더해져 곡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고조되는 리듬과 점층적으로 쌓이는 코러스 워크는 집회 현장의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베이스와 퍼커션은 곡의 민첩성과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는데, 이는 전통적 포크 사운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시도로 읽힌다. 가사는 "나는 세계가 무서웠어"라는 솔직한 고백으로 시작한다. 핵의 위험과 환경 오염으로 상징되는 현대 사회의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이 시작은, 청자들의 공감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불안이 일본의 생태 평화 철학자들과의 만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허리가 굽은 할머니 한 분이 지팡이를 짚고 오래 서 계셨어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보고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너무 예뻐서'라고 하시더군요." 손이상 노원달빛산책 기획감독의 말이다. 이 순간을 통해 공공미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2023)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92.7%가 1년 동안 단 한 번도 미술전시를 보지 않는다. 대부분의 미술 관람객이 20-30대에 편중되어 있고, 그마저도 연 1회 방문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미술전시 관람 의향이 실제 관람률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전시회에 오지 않는 사람도 사실은 미술전시를 보고 싶어한다는 의미"라고 손 기획감독은 말한다. 한국인의 문화예술행사 선택 기준은 행사의 내용(24.3%)과 접근성(19.2%)이 가장 높아, 관람 비용이나 유명도를 크게 앞선다. 이 통계에 주목한 손 기획감독은 질적인 내용과 관람의 접근성을 개선하면 관람률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노원달빛산책은 전시의 기본 틀부터 바꾸기 시작했다. 관객이 퇴근 후에 보러올 수 있는 야간 전시 포맷을 기본으로,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전용 택시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김포시오페라단이 주최하고 JS오페라단이 주관하는 오페라컬 '천자의 영웅들'이 오는 11월 19일 남한산성아트홀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작품은 1930년대 격동기를 배경으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들의 빛나는 발자취를 담아낸 창작 오페라다. 특히 이번 작품은 단순한 역사적 사실의 나열이 아닌, 예술적 해석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작품은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수난과 저항, 그리고 독립에 대한 열망을 오페라 특유의 장중한 선율과 극적인 무대 연출로 표현해낸다. 김포시오페라단과 JS오페라단이 공동으로 제작한 이번 공연에는 국내 정상급 성악가와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재성 총괄프로듀서의 지휘 아래, 김덕주 음악감독이 음악을, 이진혁이 연출을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대본은 실제 역사적 기록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어 작품의 사실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90분간 이어지는 공연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의 비장한 결의와 숭고한 희생정신이 오페라 특유의 웅장한 음악으로 승화된다. 특히 남한산성이라는 역사적 현장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관객들에게 우리 민족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예술인들의 안정적인 창작기반 구축을 위해 폭넓은 지원사업을 펼치며 주목받고 있다. 600여 조합원과 함께 성장해온 이 협동조합은 예술계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혁신적인 지원 프로그램들로 예술인들의 실질적인 자립을 돕고 있다. 생활 안정을 위한 지원은 조합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한지붕협동조합과 협력해 청년 예술인들의 주거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으며, 신용점수와 관계없이 5% 저금리로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을 제공하는 '예술인상호부조대출'과 100만원 한도의 '익일소액대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은 예술인들의 이자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의료 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녹색병원과 연계해 종합건강검진을 저렴하게 지원하고, 저소득층 예술인에게는 치료비를 지원한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큰 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까지 이어진 사례가 나오면서 예술인들의 건강권 보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창작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활발하다. 영등포구청역 인근에 조성된 '오피스아트'는 월 15-25만원의 저렴한 이용료로 24시간 작업공간을 제공하며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40년 넘게 점묘화를 그려온 화가 칡뫼김구의 첫 화문집 『고양이처럼 출근하기』가 한국스마트협동조합에서 출간됐다. 열여섯 편의 글과 그림으로 구성된 이번 화문집은 예술가의 내밀한 고백이자 삶을 향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아냈다. 작가는 점묘 기법에 대해 "점은 혼자서는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지만 서로 연대하면 전깃줄도 되고 벽도 된다"고 설명한다. "벽돌 쌓듯 하나하나 축적해야 모습이 나오고 질감도 드러나며 구성 또한 단단해진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세계는 무수한 점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독특한 예술적 언어를 보여준다. '화가의 우울증'이라는 글에서는 예술가로서의 치열한 내적 갈등을 드러낸다. "처음 의도한 이미지와 그려지는 작품의 공통분모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을 경우" 겪게 되는 고뇌와 방황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특히 면이나 선으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굳이 점으로 표현하는 이유에 대한 작가의 고백은, 예술적 신념을 지키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한 예술가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책의 제목이 된 '고양이처럼 출근하기'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을 포착하면서도 깊이 있는 사유로 이어진다. "새벽 5시, 살그머니 일어나 조심스럽게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20년간 독자적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최은경의 신작 개인전이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열린다. 11월 7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되는 '모퉁이로 미끄러지는 풍경(들): 옹이, 무릎, 주름' 전시는 '영정(影幀)'의 의미를 담아 빛과 그림자가 만드는 풍경을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최은경 작가는 지난 20여 년간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포착해왔다. 자취방 안의 거울이나 수건 같은 작은 사물에서 시작해 도심 변두리, 밤 풍경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시선은 끊임없이 확장되어 왔다. 특히 그가 그리는 모든 대상은 상당한 정도의 자기화 과정을 거치는데, 이는 자신의 삶에서 자주 마주치며 특정한 시간과 정서가 밴 대상만을 그린다는 작가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에서 비롯된다. "나는 그림을 그릴 때 사물의 겉과 속을 동시에 표현하려고 한다"라고 밝힌 작가의 말처럼, 이번 전시 작품들은 표면적 재현을 넘어 대상에 내재된 본질을 포착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특히 우리 삶의 '구제성'을 은유-함축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자신만의 경험과 정서를 투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을 졸업한
뉴스아트 황경하 기자 | 밤이 깊어갈수록 당현천변은 더욱 밝아진다. 은은한 달빛과 어우러진 예술작품들이 가을밤을 수놓고 있다. 지난해 96만 관객이 찾은 노원달빛산책이 올해는 1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4명의 작가가 선보이는 41개 작품 137점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숨'이라는 주제를 풀어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독 긴 발걸음을 이끄는 작품이 있다. 설치미술가 박건재의 '그 안에 나 있다!'다. 5미터 높이의 붉은 철골 구조물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인체 실루엣. 그 안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들은 우리 교육현장의 또 다른 주역들을 만나게 한다. "오늘도 많이들 못 오신 게, 아침에 다 병원 가요. 병원 다니고 도수치료 받고 이런 게 너무 많아서..." 한 급식실무사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수백 명의 학생 식사를 책임지는 현장은 늘 인력이 부족하다. 그 부족함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의 몸으로 메워진다. 튀김 연기 속에서 일하다 폐암으로 산재를 입어 돌아가신 동료들의 이야기는 급식실 환기시설의 열악한 현실을 드러낸다. 교무실무사, 과학실무사, 전산실무사, 특수교육실무사... 이들은 모두 '교육공무직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교육공무직이 원래 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