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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섬, 신안의 신목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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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일(화)~ 8월 16일(화),. 시흥시 소전미술관.
이흥렬, ‘신안신목_우실’ 사진전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나무 사진가 이흥렬이 ‘통영신목’, ‘제주신목’에 이은 세 번째 섬 나무 시리즈의 사진전 ‘신안신목_우실’을 연다. 작가는 올해 3월과 4월에 아예 신안군에 거주하며 섬들에 산재해 있는 보호수와 노거수들을 촬영하였다.

 

 

새로운 조명을 도입하여 신안 바다의 윤슬과 염전의 반짝이는 빛을 독특하게 시각화하였다.​ 작가가 특히 주목한 것은 남쪽 해안에 널리 퍼져있는 ‘우실’이다. 우실은 마을 출입구나 풍수적으로 허한 곳에 흙 또는 돌로 담을 쌓거나 수목을 조성하여 외부에서 마을이 보이지 않도록 마을 주위를 감싼 울타리로 서남해안의 도서해안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작가는 특히 살아있는 나무로 만들어진 생우실에 사로잡혔다. 마을의 경계이자, 바람과 소음을 막아 농작물의 수확량을 높이고 습도를 조절하는 우실의 나무들은 대개 팽나무였고 마을 언덕 위에 우아하고 아늑하게, 또는 장엄하고 신비롭게 자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작가노트에는 ‘그렇게 대대로 이어져 패총처럼 쌓인 마을의 역사가 고스란히 우실에 남아 있었다’라고 적혀 있다. 작가에게 우실은 나무들의 보고였다. 하지만 나무 만은 아니다.

 

작가는 사진을 촬영하며 그 지역 어르신들과의 대화를 즐기고, 이를 SNS에 기록한다. 사람에 대한 관심, 역사와 자연, 나무와 사람의 관계를 사유하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이흥렬 사진가의 나무 사진은 자연 다큐멘터리 적인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끊임없이 대상을 탐구하고, 또 탐닉하며 마침내 그만의 예술로 승화시킨다.

 

 

그리하여 그는,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사랑이 나무에도 남아 인간을 존재하게 한다고 하면서, "내 남은 시간 역시 그런 삶이길" 바란다. 실눈을 뜨고 그리운 팽나무를 그리며 거기에 돋아났을 이파리들까지 그리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