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신경다양성 다큐영화 나온다

URL복사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이라는 용어는 '정신장애'라는 말을 대신한다. 정신장애를 신경학적 ‘차이’로 발생하는 ‘다름’으로 보고, 정신장애인을 인간의 ‘다양성’과 ‘정체성’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개념이다.

 

최근 잇달아 발생한 정신장애인에 의한 폭력범죄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신장애를 다양성의 하나로 보고 이들에게 적절한 사회화 과정과 자기성취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예술가들도 발굴할 수 있다.

 

 

쉽지 않은 이 활동을 사회적 협동조합 등을 통해 소수의 장애 단체에서 실험하고 있다. 그 가운데 지역의 정신장애 · 지체장애 당사자, 장애 관련 기관 및 시설, 그리고 지역의 치유 미술 전문가가 오랫동안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친밀한 협업을 해 온 사례가 돋보인다. 광주광역시 남구 장애인복지관과 남구 여성장애인시설 소화누리, 그리고 틈새미술관이다.

 

이들이 만들어낸 예술공동체는 일방적인 교육, 피교육의 관계를 지양하고, 마음의 소통과 과정 을 중심으로 당사자의 강점과 상호작용을 중요시하는 모델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치유의 예술공동체가 형성되었다.

 

이런 사례는 아르뷔르(Art Brut) 작가 공동체의 좋은 롤 모델이 될 수 있다. 이에 이들의 경험을 다큐멘터리로 담은 <밤하늘의 별만큼>이라는 영화가 제작될 예정이다. 아르뷔르는 가공하지 않은, 원시적인, 순수 그대로의 예술을 뜻하는 단어이다. 아르뷔르 작가란 신경다양성 특성을 가진 작가들로, 제도 미술의 엘리트 작가와 달리 내면의 무의식을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아 작업한다. 

 

▲ 아르뷔르 작가 공동체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 <밤하늘의 별만큼> 예고편.


<밤하늘의 별만큼> 다큐멘터리 제작을 맡은 신경다양성예술센터 대표 전승일 감독에 따르면, 대표적인 아르브뤼 작가로 아돌프 뵐플리, 알로이즈 코르바스, 카를로 치넬리, 매지 길, 브룩스 요만스, 하인리히 안톤 뮐러, 마르틴 라미레스, 스카티 윌슨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조현병 등과 갖는 정신질환을 겪었으며, 대부분 오랜 시간 동안 입원 생활을 했지만 독특하고 아름다움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다큐멘터리 <밤하늘의 별만큼>은 당사자들의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스스로의 역경을 딛고 일어나 예술가의 길로 들어선 그 주인공들은 정신장애가 있는 박희선 작가와 박민주 작가, 조현병이 있는 리사 작가와 조유경 작가, 뇌병변장애가 있는 로사 작가이다.

 

 

박희선 작가는 그림 속의 수많은 점들을 밤하늘에 더욱 빛나는 자신의 꿈이라고 말하며, 박민주 작가는 시를 쓰고 이를 다시 그림으로 표현한다. 뛰어난 기억력이 있는 조유경 작가는 망상의 고통을 그림에 담으며, 리사 작가는 초현실적으로 화려한 내면의 자화상을 그린다. 로사 작가는 불편한 몸을 어렵게 움직이며 한점 한점 수국 그림을 그린다.

 

인간의 마음은 밤하늘의 별만큼 다양하고, 밤하늘의 별만큼 아름다우며, 밤하늘의 별만큼 무수히 반짝인다. 당사자 그림들을 자세히 보면 모든 존재가 나눔과 축복의 빛을 발산한다. 어쩌면 이 분들의 그림은 자신에 대한 치유를 넘어 관객에게도 깊은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전승일 감독

 

정신장애 · 지체장애 당사자 개인의 서사 중심으로, 나아가 아름다운 예술공동체의 모습으로 담아낼 아르브뤼 다큐멘터리 <밤하늘의 별만큼>이 우리 인간 사회에서 새롭게 공존과 포용의 가치를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밤하늘의 별만큼> 제작에 기여하고자 하는 분은 아르브뤼 예술 다큐 <밤하늘의 별만큼> 텀블벅 펀딩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