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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 7인의 예술가가 펼쳐 보이는 기억의 다채로운 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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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편집부 | 로건아트 스튜디오와 7인의 작가가 함께하는 그룹전 <한여름 밤의 기억>이 오는 6월 11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갤러리 마롱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에서 영감을 받아, 한여름 밤의 특별한 온도와 습도 속에서 떠오르는 개인의 주관적 삶의 감각과 기억을 예술로 풀어낸다. 김미선, 김우진, 김지민, 김태환, 신보라, 이다영, 이세원 등 7명의 참여 작가들은 회화,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각자의 독특한 시선과 방식으로 한여름 밤의 몽환적인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로건아트 스튜디오와 아티스트 그룹이 함께 기획한 이번 <한여름 밤의 기억>전은 마치 제목처럼 관람객들을 한여름 밤의 몽환적이면서도 강렬한 기억의 세계로 초대한다. 전시를 기획하고 참여 작가로도 이름을 올린 신보라 작가는 "잠 못 이루는 열대야에 여러 생각이 들고, 거기서 특정한 발상이 떠오르기도 한다"며 이번 전시가 작가들의 주체적인 자아와 창작 과정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작가는 시각적 잔상이 다른 감각으로 확장되는 지점을 포착하며, 실체 없는 기억이 때로는 기록보다 더 강렬한 힘을 지닌다는 점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기억'이라는 주제를 탐구한다. 김미선 작가는 꿈속에서 피어난 꽃을 형상화한 '몽화' 시리즈를 통해 자아의 흐릿함과 감정의 풍부함을 동시에 표현하며,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선보인다.

 

 

이다영 작가는 일본 유학 시절 경험했던 여름날의 강렬했던 후각적 기억을 작품으로 옮겨왔다. 그는 당시 꽃의 향기가 너무 진해 물 냄새나 삭은 내로 느껴졌던 독특한 경험을 통해 후각의 주관성과 기억의 연관성을 탐색한다.

 

 

김우진 작가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영정 사진으로 쓰였던 초상화의 기억을 시작으로, 자신과 동생의 어릴 적 모습을 필름 카메라 사진의 아련한 감성으로 담아낸다. 특히 인쇄용 삼원색인 'Magenta', 'Yellow', 'Cyan'을 작품 제목으로 사용하며 기억과 색채의 관계를 독특하게 해석한다.

 

 

김지민 작가는 커다란 캔버스를 스케치북처럼 활용하며 자연 속 존재들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과 입체적인 공간감을 평면적으로 탐구한다. 그의 '한옥집' 연작은 기억 속 풍경이 색감을 주도하며 감상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섬세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동물들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김태환 작가는 따뜻한 감성 속에 동물이 지닌 본연의 긴장감을 담아낸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시선에서 비롯되는 '귀여움'이라는 감정을 넘어, 동물이라는 방대한 세계의 다양성과 작가 자신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세원 작가는 이번 전시를 계기로 기존의 평면적인 화풍에서 벗어나 보다 입체적인 시도를 선보인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예민하게 반응하는 자신의 감정을 다양한 색의 배합으로 표현하며, '나의 선반'이라는 작품을 통해 그림자를 의식적으로 활용하여 빛과 명암, 사물의 위치와 형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시한다.

 

배민영 예술평론가는 서문을 통해 "이번 전시가 직관적으로도 잘 맞았다고 하는 작가와,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는 작가들의 조합은 기억이 과거, 현재, 미래를 통과하는 중요한 매개체임을 확인하게 한다"며 "그리움과 트라우마로부터 시작해 맥락에 의한 재해석,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것들에 대한 직시, 그리고 자신을 위한 상상의 확장까지 다양하다"고 평했다. 작가들은 각자의 삶 속에서 기억하고, 재현하며, 때로는 치열하게 극복하려는 과정을 작품에 담아냈다.

 

전시는 6월 11일부터 15일까지 닷새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갤러리 마롱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마을버스 종로02번 또는 종로11번을 이용해 방문할 수 있으며, 주차는 인근 삼청제1공영주차장(유료)을 이용하면 된다. (문의: 02-720-4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