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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코발트 광산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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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일 작가 |

 

한국전쟁 발발 직후 1950년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 경북 경산에서 대규모 민간인 학살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국군과 경찰은 대구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재소자들과 예비검속된 대구·경북 국민보도연맹원 등 3500여 명에 이르는 민간인들을 경산시 평산동 폐코발트 광산과 인근 대원골 등지에서 집단학살한 후 경산 코발트 광산 갱도 내부에 집단 암매장한 것이다.

 

경산 코발트 광산은 1930년대 일제가 태평양 전쟁에 소요되는 군사용 코발트 공급을 위해 채광을 시작한 대표적인 식민 수탈지로 2차 대전 종전 직전 폐광되어 방치되어 오다가, 1950년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벌어진 지역이다.

 

학살은 매우 잔혹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당시 포승줄에 묶인 채 수십 대의 군용 트럭으로 실려온 사람들은 수직 갱도 입구에 나란히 세워진 뒤 총살되거나 산 채로 수장되기도 했다. 또한, 일부는 도끼 같은 예리한 흉기로 가격당하거나 기름에 불태워지는 등 잔인하게 학살당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회에 걸쳐 경산 코발트 광산에서 학살 희생자 유해 발굴 사업을 하였고, 2009년 경산 코발트 광산 민간인 학살 사건에 대하여, "이 사건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일차적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군과 경찰이.. 사람들을 불법 학살한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이다"라며, "비록 전시였다고 하더라도 범죄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민간인들을 예비검속하여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살한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이다"라고 진실규명 결정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