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편집부 | 1974년 연극 '수염이 난 여인'으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후, 반세기 동안 쉼 없이 연기 외길을 걸어온 배우 이명희가 그의 연기 인생 50주년을 집대성하는 첫 모노드라마 '불의 여자'로 관객과 마주한다. 2019년 직접 창단한 '극단 아트맥'이 제작하는 이번 공연은 2025년 9월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펼쳐진다.
사추기 여성의 하룻밤, 내면의 불꽃을 그리다
연극 '불의 여자'는 중년과 노년의 경계에서 가을을 타듯 마음이 흔들리는 '사추기(思秋期)'를 겪는 여성 '박정림'의 하룻밤을 그린다. 남편과 아들이 예고 없이 집을 비운 밤, 홀로 남은 그녀는 텅 빈 거실에서 온갖 상념에 휩싸인다. 그러던 중, 오래전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옛 연인이자 시인이었던 '황태수'의 유고시집 발간 소식을 접하게 되고, 잊었던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불안이 교차하며 내면의 불꽃이 거세게 타오른다.
작품은 한 여인의 내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관객에게 깊은 공감과 연극적 체험을 선사한다. 배우 이명희는 70분의 시간 동안 오롯이 홀로 무대를 책임지며, 때로는 섬세하게 때로는 폭발적으로 인물의 복잡한 감정선을 응축하여 전달할 예정이다. 그는 "데뷔가 엊그제 같은데 연기와 함께 울고 웃으며 벌써 50년이 흘렀다"며 "먼 길을 돌아 만난 이 작품을 통해 무대를 가득 채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연극계 거장들의 만남, 작품의 깊이를 더하다
이번 공연은 배우 이명희의 50년 연기 내공에 연극계 거장들의 힘이 더해져 더욱 기대를 모은다.
극본을 쓴 최송림 작가는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대한민국 연극계의 원로 작가다. '에케 호모', '전쟁둥이' 등 통일 연극 시리즈와 '돈', '술꾼' 등 다수의 모노드라마를 집필하며 사회의 민낯을 날카롭게 포착해왔다. 이번 '불의 여자'는 2010년 발표된 희곡으로, 15년 만에 이명희라는 걸출한 배우를 만나 초연의 막을 올리게 되었다. 최 작가는 "모노드라마는 농익은 연기력과 연륜이 뒷받침되어야 꽃을 피울 수 있는데, 이명희 배우가 바로 그 적임자"라며 깊은 신뢰를 표했다.
연출은 (사)한국연출가협회 이사장이자 극단 '이구아구'의 대표인 중견 연출가 정재호가 맡았다. '변신', '산돼지'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출력을 인정받은 그는 다수의 연극상을 받으며 그 실력을 입증했다. 정 연출은 "여성 1인극을 남성으로서 연출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 이 모든 과정을 당근이자 채찍으로 삼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오랜 무대 인생의 정점, 새로운 시작
배우 이명희는 연극 '개똥이다', '장미의 성' 뿐만 아니라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겨울 이야기' 등 무대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여왔다. 2019년에는 극단 '아트맥'을 창단하여 후배 양성 및 창작극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그의 첫 모노드라마 '불의 여자'는 반세기에 걸친 그의 치열한 예술 인생을 투영하는 무대이자,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새로운 도전이다. 배우 한 사람의 에너지로 가득 채워질 이번 공연은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이다.
공연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에 시작하며 관람 시간은 70분이다. 티켓은 전석 2만 원이다. (문의: 010-2424-1770)
인터파크 티켓: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5011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