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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현장에서 연대하며 노래해온 포크록 밴드 길가는밴드, 2026년 새 싱글 '사랑한다 아이야'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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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노트에 적힌 그 노래, 아들의 다섯 번째 생일에 세상으로 나오다
2011년 작곡가 장현호의 노트에 처음 적힌 곡, 아버지가 된 그의 손으로 15년 만에 정식 음원 공개

 

뉴스아트 편집부 | 2011년 결성 이후 15년 넘게 거리에서 노래해온 포크록 밴드 길가는밴드가 2026년 3월 18일 새 싱글 '사랑한다 아이야'를 발매했다. 이 노래가 처음 세상에 씨앗으로 뿌려진 것은 밴드가 막 첫발을 내딛던 그 해였다. 싱어송라이터 장현호를 중심으로 2011년 결성된 길가는밴드는 거리에서 버스킹과 공연을 이어가며 사회적 투쟁과 갈등의 현장에서 노래로 연대해온 팀인데, 바로 그 시작의 해인 2011년 1월 11일, 장현호는 노래 노트에 펜으로 이 곡의 날짜를 적어두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15년 2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뒤, 이 곡은 정식 음원의 형태로 공개되었다.

 

발매일은 우연이 아니다. 2026년 3월 18일은 장현호의 아들 하윤이의 다섯 번째 생일이다. 한때 스스로를 '영원한 삼촌'이라 불렀던 이 뮤지션은 공연 무대에서 "어른들도 아이 시절을 지나왔고, 쉰 살 먹은 어른도 엄마에겐 여전히 아이 같은 존재"라고 말하며 이 노래를 불러왔다. 세상의 조카들과 같은 아이들에게 들려주던 그 노래가, 이제 다섯 살이 된 자신의 아들과 밴드 동료들의 손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길가는밴드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제주 해군기지 강정마을 투쟁, KTX 해고 승무원 복직투쟁, 파인텍 굴뚝농성,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투쟁 등 셀 수 없는 현장과 문화제에서 노래로 연대해왔다. 약자와 억울한 이들의 곁에서 부르던 노래가 주를 이루던 밴드가, 이번에는 그 어떤 현장보다 작고 조용한 자리, 갓 다섯 살이 된 한 아이의 생일을 위해 노래를 꺼내 든 셈이다.

 

곡의 가사는 생이 가진 본래의 강인함을 이야기한다. "바위로 뒤덮인 땅에 솟아있는 나무처럼, 추운 겨울 딱딱한 땅을 뚫고 나온 들풀처럼, 칠흑같은 어둠 밝게 비추는 샛별처럼, 살고 있잖니, 숨쉬잖니, 착한 아이야." 거창한 위로나 훈계 대신, 지금 이 순간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를 긍정하는 가사다. 밴드 측은 "세상의 모든 하윤이와 친구들이 이 노래를 듣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면서, 동시에 "한때 아이였던 모든 이들을 위한 노래도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편곡에는 밴드 전원이 참여했다. 건반 김태훈, 일렉기타 정명환, 어쿠스틱 기타 김도엽·장현호, 베이스 기타 김도엽, 드럼 김동석이 연주를 맡았으며, 바이올린 정효진의 현악 선율이 더해졌다. 포크록의 어쿠스틱한 감성 위에 현악기의 서정적 울림이 얹힌 이번 편성은, 이 곡이 단순한 어린이 노래가 아니라 어른이 된 청자에게도 복잡한 감정을 건드리는 결을 지니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녹음과 믹싱은 원님이, 재킷 디자인은 산들이 맡았다.

 

결성 10년 만인 2020년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한 이 밴드는, 그로부터 다시 6년이 지나 딸의 생일날을 택해 새 노래를 선보였다. 15년의 잠복기를 가진 노래가 아버지가 된 작곡가의 손을 거쳐 세상에 나온다는 이 서사는, 음악 그 자체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길가는밴드는 "이 노래가 당신의 마음에 가 닿아 위로를 건넬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노래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사랑한다 아이야'는 멜론, 지니, 벅스, 바이브, 플로 등 주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과 유튜브를 통해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