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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땅, 그들의 생로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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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오 사진, 영상 |

 

여러 해 지켜보았다. 들판의 삶은 어떠한지.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혹독한 추위에 눈보라까지 휘몰아쳐도

꿋꿋하게 서서

새끼를 낳아 키우고 다시 새끼를 낳아

종족을 번식하고 삶을 유지한다.

 

병들고 늙고, 그제야 바닥에 몸을 누인다.

한여름에, 혹은 한겨울에 쓰러진 말은

속도만 다를 뿐 서서히 자연에 몸을 내주고

쓰러진 그 몸 위에 다른 생명이 잉태된다.

 

신들의 땅,

혹독하지만 아름답고

빈 몸이지만 강인한 삶.

 

그렇게 삶이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