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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만든 AI영화, 저작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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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AI시대 저작권 문제는 앞으로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생성형 AI활용이 본격화 되어 콘텐츠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이 한 달만에 만든 AI영화

 

지난 10월 20일 창원국제민주영화제에서는 세 사람이 한 달만에 만든 AI영화 'AI수로부인'이 상영되었다. 그림을 그려주는 생성형 AI에서 생성된 2500여장의 그림과, 이를 토대로 동영상모듈에서 생성한 영상을 이용해 만든 20분짜리 영상이다.

 

 

이를 제작한 나라AI필름은,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성형 AI의 유료서비스를 이용했다고 한다. 프롬프드 엔지니어링을 통해 시나리오, 캐릭터 생성, 영상제작, 배경음악과 주제가까지 모두 해결했다. 제작에 참여한 세 사람은 한 달 동안 프롬프트엔지니어링 및 생성된 결과물 '셀렉션'만 하였다.

 

AI시대 인간의 역할... 예술은 선택?

 

물론 프롬프트엔지니어링과 셀렉션은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감각이 뛰어나고 경험이 많을 수록 AI로부터 빠른 시간에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AI시대 인간의 역할은 무엇일까? 이 프로젝트를 지휘한 심은록 감독은 마르셀 뒤상의 말을 인용한다.

 

1917년 현대미술의 고정관념을 백지화한 마르셀 뒤샹은 한 상점에서 산 남성용 변기를 방향만 바꿔 작품 ‘샘’(1917)을 출품하며 예술은 ‘선택’이라고 했다. - 신은록 감독

 

나라필름은 모기업인 나라지식정보에 축적된 한국사 및 고전 콘텐츠를 기반으로 고대 혹은 삼국시대의 한국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AI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한국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한국적 이미지를 생성하면, '선택' 작업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예술이 선택이 된다면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미국 저작권청이 AI 창작 그림은 저작권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사람의 노력이 들어갔다면 문제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어느 정도의 노력이 들어가면 저작권을 인정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심은록 감독의 'AI수로부인'이나, 지난 4월 창의성 부문 대상을 수상해 사진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Boris Eldagsen의 AI생성 사진은 저작권보호의 대상인가 아닌가? 창작물인가 아닌가?

 

창작물에는 저작권이 있지만 데이터에는 없다?

 

AI 창작을 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행위가 저작권 침해인지 여부도 따지면 따질수록 복잡하고 큰 논란거리이다. 생성형 AI 유료서비스 업체에서는 데이터 수집은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챗GPT를 만든 오픈 AI사에서는, 창작물에는 저작권이 있지만 창작의 과정까지 저작권에 묶이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내 놓았다. 소설에 사용된 단어나 문장 유형과 주제, 건축에 사용된 벽돌 등의 건축 자재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익 목적의 데이터 수집은 저작권 위반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AI의 데이터 수집행위가 공익을 위한 것인가이다. 저작권법은 저자의 사상표현 방식을 보호하고 과학과 예술의 진보를 장려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공익적 목적의 데이터 수집을 저작권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생성형 AI업체의 데이터 수집이 공익적 목적이라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도 공익적으로 나누어야 할 것이다. 

 

분해하여 입력했으니 저작권 보호대상 아니다?

 

하지만 저작권보호대상인 저작물을 단어나 문장, 벽돌, 혹은 손과 발, 입과 코 등으로 분해하여 입력하였다는 이유로 저작권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인공지능 학습을 위해 저작물을 입력할 때 저작물의 단어와 문장을 쪼개서 가나다순으로 입력하지 않는 한, 그것은 '분해하여 입력'한 것이 아니라 사용편의성을 위해  '입력한 뒤 분해'한 것이다. 

 

생성형 AI가 누구의 어떤 시를 보여달라고 했을 때 그 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입력한 뒤 분해'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분해하여 입력'했다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다. 


AI와 사람을 대립시키는 프레임부터 바꿔야


고유한 아이디어나 특별히 목표하는 것을 입력했을 때, 이를 구현하기 위해 인간이 직접 해야만 했던 지루하고 힘든 작업들을 인공지능이 대신 해 준다면 인간의 창의력은 더욱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행복한 미래를 꿈꾸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에 투입되는 수많은 지식과 입력값들에 대하여 정당한 대가가 치뤄져야 한다. 이미 생성돼 있는 지식과 결과물을 착취해선 안된다. 착취는 승자독식 구조를 고착화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극대화한다.

 

인공지능 학습 기반 제공 창작자에게 기초소득을

 

생성형 AI시대에는 상품화된 작품 뿐 아니라 인공지능 학습에 도움이 된 모든 작품이 수익을 나눠가질 자격이 있다. 저작물을 어떤 방식으로 쪼개어 학습시키던, 그로부터 무엇이 생성되던, 분명한 것은 생성형 AI가 저작권보호대상자 혹은 대상물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공지능 학습 기반을 제공한 원창작자들에게 기초소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짜야 한다.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