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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사는 집, 구례 운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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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남쪽 끝자락에 조선시대에 지은 구례 운조루가 있다.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라는 뜻으로 호남지방의 대표적인 양반 가옥이다.

운조루에 가면 유럽을 앞서 조선시대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유씨라는 양반가가 있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유럽 사회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다.

근대와 현대에서도 이러한 도덕적 의식은 계층 간의 대립을 다소나마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전쟁과 같은 총체적인 국난이 벌어졌을 때 백성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양반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은 백성을 위하는 도덕적 책임이다.

 

 

운조루에는 각종 민란과 여순사건, 6.25전쟁으로 굶어가는 백성을 사랑하는

양반의 두 가지 정신이 지금까지 건재하게 이어오고 있는데

‘타인능해(他人能解’)와 ‘낮은 굴뚝’이다.

백성들의 굶주림을 줄여주고자 나무 독에 쌀을 채워놓고,

마을의 가난한 사람은 누구나 이 쌀독을 열어,

쌀을 빼 갈 수 있도록 열어두었다는 ‘타인능해(他人能解’)다.

 

 

 

 

또한 다른 지역 고택들과 다르게 운조루에는 높은 굴뚝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가난한 백성을 위한 배려로 돌과 흙으로 빚어진 ‘낮은 굴뚝’은

안채중심부 마루 밑 등, 집안 곳곳에 숨어있어 일부러 찾아봐야 한다.

이는 밥 짓는 연기를 굶주리는 가난한 백성에게 보이지 않게 하려는

배려의 마음을 ‘낮은 굴뚝’이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