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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버스킹 출연료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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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팬데믹 상황이 완화되자, 지역 문화재단, 공사, 관공서 등에서 버스커나 공연단체 모집이 활발하다. 그런데 정규직을 제안하는 것도 아니면서 보수금액을 밝히지 않거나 선발된 뒤에 협의하겠다는 공지가 너무 많다. 이에 뉴스아트가 직접 알아봤다.

 

지난 16일에 마감된 화성시문화재단의 <찾아가는 공연장> 프로그램 응모 자격은 3년 이상의 활동 경력이 있는 공연단체이다. 화성시문화재단은 보수금액이 꽤 괜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지문에는 보수금액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뉴스아트에서 직접 확인해보니 1인 기준 1회 출연료 50만원이고, 인원이 많다 해도 공연 1회당 최대 200만원을 넘지않는 보수금액을 책정했다고 한다. 현재 160개 팀이 지원한 상태이다.

 

 

인천공항공사에서는 지난 2월 15일 '2023 인천국제공항 버스킹 아티스트 선발 오디션'이라는 공지를 올렸다. 28일 마감하는 이 오디션의 우승 상품은 '현장초청권, 에어텔을 포함하는 태국 여행 기회'이다. 현창초청권은 CJ주최 케이팝태국콘서트 초대권을 말한다. 우승팀을 포함하여 오디션에서 선발된 5개팀은 인천공항에서 주 1회 하루 3차례 공연하게 되고 각종 홍보활동을 위해 초상권을 포기하고 협조해야 한다.

 

이 공지에는 지원절차 등에 대하여 꽤 상세히 적혀 있다. 하지만 선발될 경우 혜택은 '2023 인천국제공항 버스커타이틀 획득과 태국여행'이라는 우승상품 공지만 되어 있다. 공연보수금액은"내규에 따름. 급여에 관한 내용은 최종 선정된 공연팀과 별도 협의"라고 적혀 있었다. '문의' 리스트에 있는 블로그 댓글과 이메일로 상세 사항을 문의했더니 인스타그램 DM으로만 문의를 받는다는 답변이 왔다.

 

이에 인천공항문화예술사무국 연락처를 검색하였다. 사무국은 검색되지 않았고 문화예술공항팀 연락처가 있었다. 그런데 문화예술공항팀에서도 인스타 DM을 보내라고 했다. 대체 왜 인스타 DM으로만 문의하라는 것이냐 항의하니 그제야 '대행사'에 연락해서 알려주겠다고 하였다.    

 

이렇게 여러 차례 문의하여 겨우 알게 된 보수금액은, 팀당 하루 30분씩 3회 공연에 대한 보수로 최저 45만원에서 최대 100만원 이하였다. 인근 거주자가 아닌 한, 공항까지의 거리와 대기 시간, 공연횟수 등을 감안하면 많은 금액이 아니다. 하지만 뮤지션이 음악활동으로 돈을 벌 기회가 극히 적기 때문에 해마다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대구시 수성구청에서는 선착순 내지 추첨으로 운영하던 수성못 야외 포켓무대 공연을 2018년부터 우수 버스커 선발 방식으로 바꾸었다. 수성구에서는 무대와 전기만 제공하며, 공연에 따른 보수는 없다. 선발방식으로 바꾼 이후에도 해마다 50개팀 이상이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수성구에서는 별도로 예산을 확보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심사를 거쳐 선발된 팀이 무료로 공연한다는 사실이 다른 지역에도 알려지면서 수성구청에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아무리 버스킹이라도, 공공기관에서 '선발'하여 공연 기회를 주는 건데 무보수는 너무한 거 아니냐는 내용이다. 담당공무원은 크게 당황했지만, 예산확보가 안됐기 때문에 올해도 어쩔 수 없이 무보수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뮤지션들은 무분별한 아마추어 버스킹이 많아지면서 아무나 공연하지 못하게 통제할 목적이지 않느냐고 하면서, 전문버스커와 아마추어버스커를 구분하고 자발적  버스킹과 선발을 통한 버스킹도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턴도 아르바이트도 자원봉사도 아니고, 그렇다고 체험활동도 아닌 '모집'도 있다. 각 지역에서 청년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축제 기획단이 그것이다. 이들은 축제 담당자가 주관하는 기획회의에 참가하여 축제의 모든 것을 기획한다. 지역에 따라 표창장, 봉사활동시간인정, 교육 등 불명확한 혜택과 함께 소정의 회의참석 수당이 주어진다고 한다

 

 

물론, 예외적으로 정액 지급 방식도 있다. 서초구의 서리풀축제기획단의 경우 1.5개월 활동 기간에 활동비 75만원이 지급된다.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이렇게 정해진 활동비를 지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거의 없다보니, 지역의 축제기획단은 무료로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을 빼먹는 장치라는 의혹을 사지 않을 수 없다.

 

청년들은 이를 알면서도 이런저런 공모와 모집에 응한다. 취업이나 경력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고문'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게라도 버티다 보면 기회가 올지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급활동 혹은 저임금과 재능기부를 통해 얻는 기관장의 표창장이나, 희미한 인맥, 막연한 기회, 이런 것들이 경쟁은 치열하고 기회는 적은 시대에 청년예술인들이 사는 방법이 되어버렸다. 그들의 보수를 책정하는 기준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