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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 움직일듯한 작은 금강산 '영암 월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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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음력 보름날이면 달이 마치 서 있는 것 같은 월출산은 금강산과 설악산에 비할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면서 남도의 작은 금강산, 남도의 설악산으로 불린다. 월출산은 신라시대에는 월나산(月奈山), 고려시대에는 월생산(月生山), 그 후 조선시대를 거쳐 월출산(月出山)으로 불리게 되어 올림픽이 있던 해인 1988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돌 끝이 뾰족뾰족하여 날아 움직이는 듯하다’는 월출산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돌 봉우리들이 높고 또 낮게, 굵다랗고 또 가느다랗게 뾰족뾰족 둘러서 있어 작은 금강산이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산이다. 고려 명종때의 한 시인은 ‘푸른 낭떠러지와 자색의 골짜기에는 말 떨기가 솟고, 첩첩한 산봉우리는 하늘을 뚫어 웅장하고 기이함을 자랑 하누나’고 예찬했다. 또한 구정봉 아래에는 움직이는 돌에 대한 여러 가지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영암이라는 지명이 월출산 돌 때문에 생겼다고 ‘동국여지승람’에 적혀있다.

 

 

 

 

“월출산에는 세 개의 움직이는 큰 바위가 있었다. 이 움직이는 세 돌 때문에 영암에 큰 인물이 난다고 전해져, 이를 시기한 중국 사람들이 움직이는 바위 세 개를 전부 떨어뜨렸다. 그런데 그중 움직이는 돌 하나가 스스로 옛 자기 자리로 올라가 신령한 바위라고 믿어, 그 이후 부터 고을 이름을 ‘영암’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 전설을 믿는 영암사람들이 월출산을 뒤져가며 자기 스스로 옛 자리를 올라갔던 움직이는 돌 하나를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까지 움직이는 돌 하나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난 장터촬영이 끝나면 들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들판을 걷고 또 걸었었다. 어느날은 멀리서 바라보는 월출산에 홀려 길을 잃어 무지개를 찾아 나선 아이처럼 온 영암 들판을 헤매기도 했다.

 

 

과거와 현재의 간극을 메우는 것은 기억이다. 월출산이 내려다보이는 들판에서 일하는 농부의 사진을 바라보면 마치 지나간 시간이 살아있는 것처럼 경험하게 한다. 그리고 내가 저장해둔 시간이 삶의 풍경으로 다가온다.

 

(사진.글/장터사진가 정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