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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상진흥원 예산도 갑자기 반토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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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올해 문화예술계 예산이 436억원 삭감되었다. 그러나 문화예술예산의 범주도 불분명하고 문화체육부의 발표 방식도 해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곳에서 얼마나 삭감되었는지 항목별로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만화영상진흥원 예산의 거의 절반인 56억원 삭감

 

문화예술진흥기금 공모사업이 70억원 삭감된 것은 지난 '2024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현장 공청회'를 통해 드러났다. 이번에는 한겨레에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하 만진원) 예산이 56억 삭감된 것을 밝혀냈다. 

 

만진원은 2022년 10월,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인 '윤석열차' 사건으로 널리 알려진 기관이다. 당시 문체부는 앞으로 후원하지 않겠다면서 만진원에 엄중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에 문체부는 명의후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수준을 넘어 예산을 거의 절반인 48%나 삭감한 것이다.

 

이로 인해 만화산업 인력양성을 위한 거점 공간 48곳과 장애인복지관 14곳의 만화교육 운영 지원 등을 일체 할 수 없게 되었다. 출판과 콘텐츠 다각화 지원, 수출작품 번역 지원, 해외전시 및 교류도 불가능하다. 

 

윤석열차 보복? 국고보조금 부정수급 때문?

 

만진원과 만화계에서는 지난 해 윤석열차 사건에 대한 보복성 삭감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굳이 명분을 찾아보자면, 2023년 8월 국민의 힘 김승수 의원의 지적 정도이다. 당시 김승수 의원은 "만진원이 100억이 넘는 국고보조금 사업을 하면서 부정수급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뉴스아트가 만진원과 통화한 결과에 따르면, 국고보조금 부정수급액 가운데 만진원이 관여된 것은 총 2.3억이다. 나머지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다른 기관에서 발생한 것이다. 김승수 의원은 이 가운데 만진원을 예로 들어 이야기 했고, 채널에이에서는 만진원이 수십억대의 국고보조금을 부정사용한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공공기관 예산이 절반이나 삭감되는 것은 미리 충분히 소통하고 절차를 밟았어도 충격이 큰 심각한 일이다. 하지만 만진원의 올해 사업계획을 보면, 삭감의 이유는 물론 규모까지도 사전에 전혀 소통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만진원 예산, 최대 규모인 콘텐츠 사업에서 흡수

 

내년 2024년도 문체부예산은 올해 대비 3.5%에 해당하는 2388억 원이 늘어난 6조9796억 원이다. 2024년 정부 예산안(656조9000억 원)의 8.7%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 가운데 예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부문은 콘텐츠다. 콘텐츠 산업을 위한 모펀드 출자를 3600억 원 규모로 늘려 정책금융 규모를 총 1조7700억 원으로 대폭 확대한다. 올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콘텐츠 예산안에는 케이(K)콘텐츠 신규사업 부문 웹툰산업 전문인력 교육 예산 20억원, 해외 진출 웹툰 기업의 만화·웹툰 비즈니스 현지화 지원 예산 40억원이 포함된다. 이번에 만진원에서 삭감된 예산과 사업내용이 겹친다. 결국 사업 주체를 바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