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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 세수부족, 문화예술예산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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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올해 대규모 '세수 펑크'가 예산된다. 상반기 국세 수입은 지난해보다 18.2%가 덜 걷혔다. 불경기에 더해 대기업 중심으로 상반기에 세액공제를 많이 해 준 결과, 법인세 세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6.4%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법인세 24조, 부동산 양도소득세 15조를 포함, 올해 59조의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여전히 법인세 인하 논란이 크다.

 

한국기업 사익추구 경향 미국보다 9배 높은데 법인세 인하하면?

 

2016년 KDI 정책포럼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경영진은 미국에 비해 사익추구가 9배나 높다. 그래서 법인세율 인하효과를 단기적으로 28% 정도 감소시켰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2002년부터 2014년까지 우리나라 상장기업을 분석한 결과, 법인세평균실효세율이 1%p 인하될 때 투자율은 0.2%p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2년에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서울 강동갑・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 국세청로부터 제출받은 ‘과세표준별 법인세 결정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법인세 인하 혜택은 전체 법인세 신고 대상 법인 90만 개 중 상위 0.01%에 해당하는 초 대기업에게만 돌아간다는 것이 밝혀졌다.

 

같은 해 12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법인세 과표구간 및 세율체계 개선방안을 위한 여론조사’에서는, 법인세율이 인하된다면 투자나 고용을 늘릴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33%만이 “올해보다 투자나 고용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뇌피셜로 주장하는 윤정부 법인세 인하 주장, 일단 먹고  보자


이런 자료들에도 불구하고 당시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일단 법인세 감면 정책을 시행하고 "2~3년 뒤에 효과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같이 확인해봤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그간의 연구를 모두 무시한 발언이다.

 

여기에 윤석렬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 개정안을 이번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보탰고, 대통령실과 기재부에서 일제히 법인세율 인하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법인세는 과세표준 구간별로 각 1% 포인트씩 세율을 인하하는 것으로 합의된 채 2023년도 예산안이 통과됐다. 정부에서는 3% 인하를 주장했었다. 법인세를 인하하는 대신(?) 정부예산을 4조 6000억원 가량 감액하였고, 2023년 문화예술계 예산도 최소 436억 원 삭감되었다. 이 가운데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예산은 70억 가량 삭감되어 현장에 주는 충격이 크다.

 

추경호 장관은 이에 굴하지 않고 법인세율 인하를 2024년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22년 기업 감세 7.1조, 2023년 세수 부족 44조 예상 

 

해가 바뀌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는 올해 3월부터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주요 선진국을 상회한다면서 법인세 인하를 주장했다. 전경련은 이름을 한국경영자총협회(한경협)으로 바꾼 뒤인 지난 6월, 또 다시 법인세 인하 및 유예를 주장했다. 

 

지난 7월 기재부가 제출한 세법개정안에는 법인세 인하가 담겨 있지 않았다. 올해도 국회 승인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정부 인사들은 지속적으로 법인세 인하 혜택이 돈 많은 사람에게만 가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지난 주 한덕수 총리는 2022년 감세 혜택 결과를 발표했다. 법인 감세액인 7조 1000억 가운데 대기업은 4조 90000억, 중소 중견 기업은 3조 5000억의 혜택을 봤다고 한다. 낙수효과가 없다는 비판에 한덕수 총리는 상반기 외국인 투자가 늘었다고 주장하였다. 한덕수 총리는 관련성이 검증되지 않은 사실을 근거로(이를 우리는 '뇌피셜'이라고 한다), 법인세를 인하하지 않았다면 더 어려워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문화예술계 예산 또 삭감 우려


한양대 경제학부 하준경 교수는, "2022년 8월 유럽경제리뷰에서도 법인세 인하 효과가 있다고 이야기할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하였다. 학자들이 과학적인 연구모델을 이용하여 검증한 여러가지 결론과 국세청 통계를 무시하고 '뇌피셜'로 법인세 인하를 주장하고, 법인세 인하하지 않았으면 더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정치관료들은 세수 부족 59조를 어떻게 메꿀 생각일까?

 

세수 부족은 코로나 사태를 겪은 모든 나라들이 함께 겪는 문제이다. 윤정부는 힘든 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는 긴축 재정을 펼쳤다. 그 와중에도 법인세 인하 및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을 하였다. 그러면서 세수 부족에는 전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 정부가, 내년 문화예술계 예산에 또 얼마나 시비를 걸고 삭감할지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