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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차 때문에... 취소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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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제 26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전시될 예정이었던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 작품들 전시가 전시 일주일 전에 취소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9월 14일 만화축제가 시작됐고, 실제로 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은 볼 수 없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문의하니, 작품의 내용이 정형화되어 새롭지 않고 지난 해 '윤석열차' 작품과 같은 압박으로부터 수상자들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전시를 취소하였고 앞으로도 전시 계획이 없다고 한다. 상은 받았는데 상 받은 작품이 무엇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이다. 수상자 발표는 접수번호로 하고 있으니 스스로 수상자임을 밝히지 않는 이상, 찾아가서 볼 수도 없다.

 

 

늘 후원단체로 이름을 올리던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이번에 정말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명의 후원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문체부가 빠짐으로써 좋은 점도 있다. '정치성, 선정성, 폭력성 등을 제외한다'는 심사 문구를 삭제했다. 사전 검열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 자문과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신종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은 장르 성격상 정치 비판을 포함하지 않을 수 없는 카툰의 특성을 존중하면서 공공기관으로서 어떤 정파적 성격도 없도록 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부천국제만화축제 기자회견을 통해 "계속 공정하게, 만화의 가치를 상실하지 않는 차원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만화보다 만화같은 현실이 주는 압박감은 카툰 당사자들이 스스로 전시를 철회할만큼 강했다. 게다가 만화보다 만화같은 현실에 밀려, 카툰은 오히려 정형화되고 식상하다는 느낌을 준다. 풍자카툰 전시에 대한 기대와 가치가 반감되었고, 우리는 올해 수상작을 볼 수 없다.

 

대체 어떤 작품이었을까?

 

 

제 24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공모요강을 꼼꼼히 살펴보니 이번에는 전시에 대한 언급이 빠져있었다. 23회까지 명시되었던 "부천국제만화축제 기간 내 전시 예정"이라 말이 없다. 따라서 전시 취소를 공모요강 위반이라고 하면서 전시를 요구할 수도 없는 얄궃은 상황이 되고 말았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는, 전시 관련 문구가 빠진 것은 의도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올해 축제는 다양한 각계각층을 조명하고 이들을 보듬는 치유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지난 해 윤석열차 사건으로 인해 상처받은 수상 학생의 마음도, 이번에 또 다시 구설에 오르고 시달리게 될 것에 부담을 느껴 전시 취소에 동의한 학생들의 마음도, 치유될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이다. 만화보다 더 만화같아서 '풍자'가 식상하게 느껴지는 이 시절도 빨리 지나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