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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정보 부족해서 못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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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주)코리아리서치가 2023년에 열린 국내 8개 아트페어 관람객 3008명을 대상으로 미술시장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아트페어 방문객의 68.2%는 관람 후 구매의향이 있었지만 실제로 구매한 사람은 11%에 불과했다.

 

구매하지 않은 이유로는 가격이 비싸서는 44.7%, 작품 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하기 어려워서가 26%로 70% 이상의 관객이 가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술품 투자보다는 향유에 가까운 국내 아트페어 관람객들의 성향을 보여준다.

 

조사에 의하면 아트페어 방문객의 55.8%는 선호하는 작가가 있었고, 미술품 구매의 주 목적은 미술품 애호 및 수집이었다. 실제 작품을 구매한 사람들만 조사한 결과를 보면 "향유"의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미술작품을 많이 구입할 수록 단기투자 목적이나 공간인테리어 목적 보다는 애호(수집)와 장기투자 목적 비중이 높아졌다. 이처럼 작품 향유 경향이 강한 아트페어에서 구매율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트페어 관람객들의 관심은 신진작가(65.5%)에게 있었고, 개인취향(70.7%)에 맞는 작품을 구매하고싶어했다. 하지만 관람객들은 작품 구매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에 어려움을 느꼈다. 

 

이들은 미술시장 개선 요청 사항 두 가지를 꼽으라는 질문에 1순위는 작가나 작품의 다양한 정보 제공(62.9%)과 투명한 작품 가격 공개(54.3%)를 꼽았다. 특히 구매경험이 있거나 만 60세 이상일 때 투명한 가격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이에 대하여 홍익대학교 주연화 교수는 "(미술 작품에 대한 정보는) 모두 비슷해서 정보를 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사실 미술품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는 단편적이고 현학적이다. 작품 설명이나 해설은 분명히 한국말이지만 비문이 많고 앞뒤가 맞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내용도 작품보다는 미술 담론 중심이라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 시장은 동시대미술 판매가 저조하고 유독 해외작품을 선호한다. 개인 취향에 기반한 본인만의 콜렉션보다는 남들이 사는 작품을 사고자 한다. 구매자 입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려우니 고가의 작품을 선뜻 구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술은 취향이다. 투자보다는 취향을 통해 (미술에 대한) 열정을 갖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하다. - 소더비코리아 윤유선 대표

 

최근 한국 고미술이 약진하고 있다. 관심도 높아졌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전시도 늘었다. 이건희 콜렉션 효과 때문일지도 모른다. 리움 미술관의 고미술 상설전시 때문일 수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는 미술작품과 작가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 어렵다보니, 유명인이나 유명 갤러리의 소장작품에 쏠림 현상이 생긴 것일지도 모른다. 

 

단일 전시에 10만~3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릴 정도로 충만한 문화욕구가, 미술품 구매와 작가 후원 등 적극적 향유로 연결되도록 콘텐츠 제공에 더욱 힘써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