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난 1월 24일 징역 2년으로 감형된 김기춘씨가 설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되었다. 김기춘은 2년형으로 감형되었어도 6개월 형이 남아 있어서 상고할 것이 확실했다. 그런데 지난 31일 마감이었던 재상고를 하지 않음으로써 다음 날인 2월 1일 자동으로 형이 확정되었다.
원래대로라면 남은 6개월 형을 살기 위해 재수감되어야 한다. 그런데 5일 뒤인 2월 6일 대통령 특별 사면 대상자가 되면서, 남은 기간을 복역할 필요가 없어짐은 물론 블랙리스트 주모자로서의 책임도 벗었다.
이에 김기춘이 사면 대상자가 될 것을 미리 알고 재상고를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사전 조율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지만, 사전 조율 여부와 무관하게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하여 정부가 가볍게 받아들이이고 있다는 인상을 준 것은 분명하다.
블랙리스트 사건의 주요 실무자로서 논란이 많던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 임명 강행에 이어 블랙리스트 사건의 주요 책임자인 김기춘에 대한 전격 사면을 한 것은, 윤석열차 사건 등에서 보여준 윤석열 정부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이에 블랙리스트 이후와 문화연대는 오늘(7일) <사법 정의 파괴한 윤석열 정부의 김기춘 특별사면 규탄한다>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법원 판결문에 잉크가 마르지도 않았는데 사면이라니"라고 탄식하였다.
이들은 이번 사면을 "윤석열 정부의 도 넘은 포악한 행정과 권력 남용"이라고 정의하면서 "문화예술인들을 지원사업에서 배제하고 차별하는 국가폭력을 주도한 김기춘씨의 죄를 사면하는 것이 무슨 갈등을 극복하고 국민통합을 도모하는 일이란 말인가?" 물었다.
또한 사면은 형이 확정된 사람만 받을 수 있는 것임을 지적하면서, "대통령실의 사전 언질을 받고 일부러 상고를 포기해 사면 조건을 충족시키는 '짜고치기'가 벌어진 게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도 하였다.
이들은 "현 정부의 문화정책 그 어디에서도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도 보이지 않으며, 윤석열차 사건 등 문화예술인에 대한 검열 및 사찰을 멈추지 않고 이다."는 윤석열 정부에게 "지금이라도 문화예술인들에게 사과해야 하며, 반성과 성찰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특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국가범죄의 시작점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즉각적인 파면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면은 "비리 경제인을 풀어준다고 경제가 되살아나냐"는 국민들의 비아냥에 덧붙여, "블랙리스트는 있을 수 없다면서 (유죄판결 받은) 블랙리스트 주모자를 풀어주냐"는 예술인들의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