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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 맞아 새로운 융복합 공연 장르 탄생, '아트스토리쇼-범도의 길'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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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사전 행사
홍범도 장군 항일무장투쟁부터 12.3 내란 진압까지 역사의 연결고리 조명
9월 파주서 열리는 '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 조직위원 모집 중

 

뉴스아트 편집부 |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공연이 문화예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아트센터(대표 김상회)가 주최하고 문화예술기획 시선(대표 강욱천)이 주관한 '아트스토리쇼-범도의 길' 공연이 최근 성황리에 개최되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번 공연은 오는 9월 파주에서 열릴 '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의 사전 행사로 기획되었으며, 기존 토크쇼의 한계를 뛰어넘어 영상, 노래극, 낭독, 토크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독특한 장르적 실험을 시도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은 단조로운 강연 형식을 탈피하고 다양한 예술 장르의 융합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연의 핵심 주제는 지난해 12월 3일 발생한 내란 사태와 1920~1930년대 항일무장투쟁 간의 역사적 연결성을 탐구하는 것이었다. 특히 홍범도 장군으로 대표되는 항일무장투쟁의 전통이 1987년 6.10 시민항쟁, 19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을 거쳐 최근의 민주화 운동까지 이어지는 맥락을 조명했다.

 

공연은 12월 3일 밤 계엄군의 국회 진입 장면부터 시작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며 각 시대의 민주화 투쟁 장면들을 편집한 영상으로 시작되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관객들은 현재와 과거의 역사적 사건들이 하나의 흐름 속에서 연결되어 있음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소설 '범도'의 작가 방현석씨는 공연에서 "이번 내란은 친일 정권이 육군사관학교 교정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려 했던 당시부터 시작되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항일무장투쟁 시기에 늘 용사들의 공을 더 내세우던 홍범도 장군과 대한의군 참모중장의 자격으로 적의 수괴를 척살했던 안중근 장군의 투쟁 정신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작가가 아니라 홍범도 부대의 종군기자로서 항일무장투쟁 당시의 동지들과 함께 소설을 썼고 그분들이 들려준 이야기를 받아 적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역사 용어의 정확한 사용에 대한 문제의식도 제기했다. 그는 "'의사'가 아니라 '군인' 또는 '장군'이며 '독립운동'이 아니라 '독립전쟁'이며 '일제강점기'가 아니라 '항일무장투쟁기'라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하고 역사교과서에 기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연에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참여해 풍성함을 더했다. 초대가수 강백수 시인은 소설 읽기를 통해 "홍범도 장군 부대에서 함께 싸웠던 대원들이 한 사람 한 사람 투쟁의 주역으로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회를 맡은 최광기 토크컨설팅 대표는 "잊혀지기 쉬운 여성 투쟁가들의 이름과 그들의 공적을 자세히 알게 되어서 작품이 더욱 뜻깊게 다가온다"고 화답했다.

 

강백수 시인이 부른 '오피스', '삼겹살에 소주 한잔' 등의 노래는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담아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뮤지컬 드라마팀 '쑈라마'의 배우 박시원씨는 "우리 역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하나도 모르는구나 하는 걸 느꼈다"며 "꼭 기억해야 하는 역사를 알게 해 준 이 소설을 청소년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쑈라마팀의 세 가수가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부른 '신독립군가'였다. 항일무장투쟁에 나선 병사들이 불렀던 이 노래가 울려 퍼지는 동안 일부 관객들은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공연 후 소셜미디어에는 참가자들의 감동적인 후기가 이어졌다. 서홍관 시인(전 국립암센터 원장)은 "작가는 홍범도 장군이 자기를 내세우는 게 아니고 자기와 함께 싸운 이름없는 사람들을 드러내기 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작가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썼다. 한 교사는 "'아트스토리쇼'라는 예술 형식이 공연과 영상을 결합한 복합예술 형식의 일종의 북토크였다"며 "가슴에 콱 와 박히며 심장을 뒤흔들고 눈시울이 젖어들게 하는 뜨거운 자연과 어록들이 연거푸 등장하여 두 시간여의 시간이 한눈 팔 여념이 없을 정도로 감동적이고 값졌다"고 평했다.

 

 

주관사인 문화예술기획 시선의 강욱천 대표는 "이번 행사는 경기도 파주에서 9월 3일부터 8일까지 열리는 '2025 세계예술인한반도평화대회'를 알리는 서막 행사 의미도 있다"며 "보다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홍보 그리고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조직위원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직위원에게는 홈페이지 이름 게시, 주요 행사 우선 초대, 대회 공식 자료집과 'T셔츠' 등이 제공되며, 별도의 자격 조건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번 '아트스토리쇼-범도의 길' 공연은 역사적 성찰과 예술적 실험을 동시에 추구한 새로운 형태의 문화 콘텐츠로서 향후 유사한 융복합 공연 장르 발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