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여성의 몸을 바라보는 시선을 주제로 강렬한 전시회를 진행한 바 있는 릴리스에서 두 번째 전시를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첫 번째 전시를 찾은 갤러리 A 오아영 관장의 제안으로 시작되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얘기하는 전시를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받은 김경진 작가는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들이 겪는 전쟁의 비극은 파편처럼 마음에 박혀있지만 이를 일시적 여성 집단 예술 행동 프로젝트와 연결할 방도가 떠오르지 않아서다. '폭력에 노출된 나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임'을 확인하기 위해 시작한 릴리스 프로젝트는 전쟁이라는 의제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을까. 먼 이국 땅에서 일어나는 비극과 부당한 침해로 가장 약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이야기, '엄마 내가 사람을 죽이고 있어요' 라며 믿기 어려운 비극에 무너져가는 사람들이 쓴 편지에서 드러나는 폭력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폭력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는 전쟁을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어디에나 있는, 차곡차곡 쌓이는 비극으로 접근하기로 한다. 비극에 응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써보내기로 한다. "약자이기 때문에 약자를 사랑하는" 작가의 마음이 관람객 즉 타자와 연결될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6월 12일 오후 7시 부산시 금정문화회관 은빛샘홀에서 “THE SEA”라는 제목의 음악회가 열린다. 이데아 예술포럼의 이번 음악회는 바다와 관련된 노래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하이든, 도니제티, 홍난파의 사공의 노래, 조두남의 뱃노래와 로씨니의 연가곡 <베네치아의 경기>, 김동진의 가고파, 최영섭의 추억, 변훈의 명태,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항구 도시 나폴리 명곡들과 물의 도시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하는 퐁키엘리의 오페라 <라 죠콘다-노래하는 여인>의 아리아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데아 예술포럼은 언어를 도구로 음악을 구현하는 고 니노 탈리아레니 교수의 Cantarparlando (말하면서 노래하기) 성악 테크닉을 추구하는 성악가들의 모임으로 이번 공연은 이탈리아 베르가모 국립음대 Cantarparlando성악 동문회의 후원으로 마련되었다. 출연: 소프라노 이윤순, 김수진, 김기원 테너 이재윤, 베이스바리톤 박순기 반주: 신세라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2021년 전석 매진된 독특한 음악회가 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올해 다시 열린다. 성악가이자 반주자로 활동하는 소프라노 정희경의 모노오페라이다. '라 칼라스'는 예술가로 살아가며 마리아 칼라스처럼 되고싶어하는 성악가 정희경의 성장 드라마이자, 정희경이 마리아 칼라스가 되어 그를 재조명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정희경은 이번 무대에서 마리아칼라스의 대표곡이자, 4개 오페라의 대표적인 소프라노 아리아인 5곡을 선보인다. 모두 고도의 테크닉과 음악적 기량을 요구하는 곡들이기 때문에, 이를 한 무대에서 소화하려면 연주자 입장에서는 실련은 물론이고 대단한 체력과 각오가 필요하다. 하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주옥같은 명곡만 골라듣는 흔치 않은 기회이다. 모노오페라는 가곡을 드라마타이즈 하여 대사와 노래가 있는 무대에 올리는 특별한 형태의 음악회다. 성악 뿐 아니라 연극적 훈련도 필요해서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리고 혹독한 자기관리가 필요해서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성악가가 별로 없다. 게다가 가곡은 대부분 남성이 사랑을 노래하는 곡이기 때문에 그동안은 바리톤 테너 등 남성 성악가들로만 공연이 이루어졌다. 유인촌 전 문화부장관은 3년 전 프랑스의 국제예술공동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특이한 오페라가 열린다. 오페라에서 노래하듯 말하는 레치타티보 부분을 한국어와 중국어로 각각 연기하는 것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 제이에스오페라의 이구동성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다. 총 2회의 공연 중 1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 ‘신나는 예술여행-징슈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출연진이 진행한다. 중국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강사를 하다가 한국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성악가들이 중국어로 연기한다. 노래는 이탈리아 원어로 진행되므로 한 공연에서 3개 국어를 감상하는 셈이다. 자막으로도 제공되니 비교하며 들을 수 있다. 이탈리아 원어로 하는 주요 아리아와 이중창은 오페라 고유의 맛을 내면서, 레치타티보에서는 한국어와 중국어 사이의 억양 등 언어 차이와 특색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핵심만 현대적으로 각색하여 90분으로 간결하게 구성하면서 다른 공연에서 보기 힘든 배역을 출연시켜 더 흥미롭게 구성했다. 2회는 아마추어 성악가들이 진행한다. 한국측 아마추어 성악가들은이를 위해 9개월 이상의 준비를 거쳤다. 특히 음악치료과정에서 음악적 재능을 꽃피운 성악꿈나무 명재림 어린이가 오페라 4막의 바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5월 21일, <오월의 노래 ‘우리라는 꿈’>이라는 제목으로 이소선합창단의 세 번째 정기공연이 열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정기공연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리며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고 새롭게 해석해 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연은 ‘오월 광주’의 정신과 민주주의의 이념, 노동의 가치를 노래할 것이다. 이소선합창단은 2011년 전태일 열사의 모친인 이소선 어머니 민주사회장 영결식에서 열린 노동자대합창을 계기로 결성되었다. 모든 노동자가 하나 되라는, 죽지 말고 살아서 싸우라는 이소선 어머니의 말씀에 따라 11년간 노동자들의 투쟁현장을 찾아다니면 노래로 연대의 끈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합창단이다. 또한 이번 공연에는 지난해 이소선 어머니의 10주기를 맞이하여 노랫말 공모전을 통해 창작된 3곡(‘춥고 배고프다는 말’, ‘설거지’, ‘우리라는 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한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소외와 억압의 고통에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의 현재를 보여준다. 임정현 지휘, 유은경 연출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자율적으로 후원금을 내는 방식의 ‘자율적 후원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창작인 것같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 <천국의 콘서트>가 삼익아트홀 엠팟에서 공연중이다. 이 극은 한국 전쟁 후 1세대 재즈피아니스트였던 고 김성림(1927~2010)씨와 그의 아들, 손자 3대에 걸친 음악 이야기이다. 연극의 형태이지만 주옥같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콘서트에 가는 마음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극의 출발점인 고 김성림(극 중 김성구)씨는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워 미 8군에서 재즈피아니스트로 연주했다. 그가 죽은 뒤 유품을 정리하다가 미발표 유작 180점이 발견되는데, 이를 둘러싸고 아들과 손자가 편곡권을 갖기 위해 서로 경쟁을 벌인다. 극 중에서 아들 김진우(김현묵)는 공무원이다. 음악 교육을 받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싱어송라이터를 꿈꾼다. 손자 김재원(김재혁)은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클래식 피아니스트이다. 이야기의 출발점인 고 김성림씨는 독학으로 배웠지만 음악이론을 중시했다. 부자의 예술관은 극명하게 달라, 만나기만 하면 '예술이 별 거냐 누구나 음악가가 될 수 있다'는 입장과 '예술가는 피와 땀으로 이루어진다. 아무나 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대립한다. 클래식, 재즈, 가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생이 아름다운 극단’은 오는 5월 20일 대학로 한양레퍼토리 씨어터에서 연극 <생의 문턱> (작 박수경, 연출 김정한)을 공연한다. 연극 <생의 문턱>은 2012년 제11회 OFF 대학로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여 연기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다.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이듬해 국립극장 별오름에서 앵콜공연을 했고, 이후로 10년 동안 공연되었다. 극은 한가로운 시골 막걸리 양조장을 배경으로 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지만 여전한 일상을 보통의 속도로 살아가는 가족들, 그리고 그 앞에 나타나는 낯선 남자와 불청객. 관객은 극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자신의 시간을 돌아볼 기회를 갖는다. 그 시간은 희망과 연결된다. 스테디셀러가 된 동력은 무엇일까? 무대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보고 웃고 울던 관객들이, 따뜻하고 행복했던 삶의 기억을 되찾고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가족 단위 관객들로 가득차고, 특히 어머니 관객의 눈가가 촉촉해지곤 한다. 배우로도 활발히 활동 중인 김정한 연출은 현재 동숭마루 대표 및 ‘코델 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연극 <강제결혼>(2020~2022), <생의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남북 관계가 경색되어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코로나가 끝나리라는 희망이 보이면서, 음악을 통해 민족 동질성을 확인하고 평화를 바라는 콘서트가 다시 열린다. 2015년 이후로는 간헐적 혹은 분산적으로 열리던 남북가곡의 밤이, 올해는 전국 3곳에서 연달아 진행된다. 5월 13일(금) 오후 7시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6월 17일(금) 오후 7시 제주아트센터 공연장, 9월중에는 인천송도 트라이볼 공연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경제문화연구원 주최로 행정안전부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을 받았다. 콘서트는 재남 피아니스트인 김철웅씨의 피아노 연주와 남과 북의 가곡으로 구성된다. 티켓은 전석 무료이며 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남북의 평화를 기원하는 콘서트는 북한가곡의 밤, 평화콘서트, 우리 가곡의 밤에서 북한 가곡부르기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오래 전부터 계속 이어져왔다. 하지만 재남피아니스트 김철웅씨가 2013년 예술의 전당에서 '남북가곡의 밤' 공연을 열고 북한 가곡을 소개한 뒤 여러 차례 이러한 공연을 주도하면서는 이전과 다른 상징성을 갖게 되었다. 5월 1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지공연에서 다섯 번째 정기공연 작품으로, 일본에서 있었던 실제 학교폭력 사건을 모티브로 쓰인 하타사와 세이고 원작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를 올린다.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다른 연극과 달리, 여기에서는 왕따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상담실에 소집된 그들의 부모가 각기 풀어내는 이야기를 통해 문제의 심각함과 실체적 현실을 보여준다. 상담실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긴장된 대화가 무겁다. 문제를 해결하고 상처를 보듬기보다는 내 아이와 학교를 지켜야 한다는 목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하고야 마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참된 어른이 없다는 현실을 통감한다. 이를 지켜보는 관객은 우리가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게되었는지 생각하며 무거운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지공연은 ‘지속 가능한 공연을 위한 공연예술인 협동조합’으로 대학로에서 20년 이상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중견 연극인들이 모여 결성했다. 현재 조합원 64명이며, 2021년 겨울에는 <제 1회 지공연 낭독축제도> 기획하여 연극 이외에 다양한 장르로도 관객을 만나고 있다. 출연: 차희, 전소현, 권남희, 맹봉학, 김미준, 장용철,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인상적인 전시회가 열린다. 50이 다 되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황윤경 작가의 개인전인데, 주제가 특이하다. 불안해서 그린다니 정말 그림을 그리면 불안이 없어질까? 개인전을 알리는 포스터 글씨들이 마구 흔들리고 있다. 배울만큼 배우고 일할만큼 일했지만, 어느 순간 인생의 배가 크게 출렁이던 시기에 찾아온 '불안'이라는 녀석을 만났을 때 작가의 마음을 보여준다. 황윤경 작가는 불안이라는 친구와 그림을 매개로 진짜 우정을 쌓는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한 번도 '해야 하는 일' 목록에 없었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불안과 우정을 쌓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림 에세이 <불안해서그립니다(목수책방)>로 엮어 출판했다. 그리고 내친 김에 책에 실린 그림들을 중심으로 같은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미술은 다른 예술에 비해 늦게 시작해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장르이다. 작가는 ‘어라, 이런 게 되네?’ 하면서 엉겁결에 미술의 세계에 빠져들어 뭔가 배우며 나아지는 느낌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싶어한다. 잘 하고싶어서 불안하고, 잘 해서 불안한, 이래도 불안하고 저래도 불안한 마음에 공감하는 이라면 뭔가 통하는 것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 "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