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78년생 조은정의 작가노트에는 “희미해져가는 기억의 아름다움” 혹은 “시간은 순식간에 치타처럼 지나간다”라고 적혀 있다. 조은정 작가는 이 언어의 의미를 다양한 비유를 사용해 고스란히 그림으로 표현하면서도, 그 의미를 다시 환기시킨다. 조은정 작가는 풍경이나 사물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풍경이나 사물이 가지는 직접적인 미감보다는, "희미한" 혹은 "순식간" 등의 인식이나 감성의 용량을 측정하고 표현하는 매체로서의 기능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생경하게 빛나는 한 순간을 응시하고자 심혈을 기울인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이 시대의 수많은 이미지와 이슈의 틈 속에서 "순식간"에 지나가는 "희미한" 순간을 포착한다. 낯섬에서 증폭된, 익숙하지 않고 경험한 적 없는 사태 앞에서 이상적 관념이 연동되었을 때 신비함이 생겨나는 듯하다. 상상력이 확장되면서 예측을 넘어선 실체를 의식하였을 때 쾌(快)를 동반한 전율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인디프레스 대표 김정대) 조은정 작가는 바로 이 신비함의 전조를 포착하는 데에 몰두한다. 신비함의 전조는 '낯섬'이다. 인식이나 감성은 주관적일 수 있다. 그래서 측정 가능한 용량의 표현만큼은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발달장애를 가졌지만 예술작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20명이 지난 3월부터 매일 아침 9시부터 4시간씩 그림을 그렸다. 그들은 이런 예술 창작 활동을 '노동'으로 인정받아 최저시급을 받는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예술도 노동전>을 연다. 전시회가 열리는 폐공장은 양평 아신역 바로 앞에 있다. 80년대까지 양평 경제를 부흥시켰던 거대한 옛 방직공장이다. 지금은 버려졌지만 장애예술인들이 스스로를 일으켜세우면서 이 폐공장을 독특한 예술의 현장으로 함께 일으켜냈다. 초대받지 못하면 초대하면 되지! 폐공장도 장애인도 언뜻 보기에는 무용해 보인다. 분명히 공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의미는 스스로 찾아내야만 하는 존재이다. 이들은 연대를 통해 '보여지는' 이미지를 깨고 스스로 설 자리를 만들어냈다. 거기에서 ‘발달장애’가 아닌 ‘예술노동’의 세계로 경계선을 확장하고, 폐공장이 아닌 예술작업장이자 전시장으로 지평을 확장하였다. 그리하여,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초대하지 않으면 우리가 그들을 초대하기로 했다. <예술도 노동전>은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다. 막이 열리는 9월 30일 저녁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극단갯돌(대표 문관수)이 목포 근대역사 문화공간에서 상설공연 콘텐츠의 가능성에 도전하고자 근대음악극 '청춘연가' 시즌2를 9월 16일부터 10월까지 목포근대역사관 1관, 목포미식문화갤러리 해관1897에서 한 달 동안 매주 금, 토요일에 상설로 운영한다. 이 공연은 일제강점기의 1930년대 목포를 그렸다. 목포 오거리 로망스 살롱의 모던 보이, 모던 걸의 청춘 스토리를 경쾌하게 엮은 근대음악극이다. '청춘연가'는 양동 물지게꾼이던 영선이 가수가 되고 싶어 로망스 살롱 오디션에 합격하는 데 아버지의 반대로 갈등을 겪게 된다는 이야기로 구성됐다. 당시 신흥 도시 목포에서 일어난 여성의 새로운 가치관과의 충돌을 부녀의 갈등으로 일제강점기 좌절과 희망을 보여준다. 이번 청춘연가 시즌2에서는 '오빠는 풍각쟁이', '순정월야', '청춘계급', '목포의 눈물' 등 1930년대에 풍미한 근대 가요를 다양한 리듬으로 편곡했고, 화려한 춤과 노래로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한다. 근대 가요 청춘 디바로 알려진 배우 하진솔이 주인공을 맡아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살린 노래 솜씨도 볼만한 매력으로 손꼽는다. 총연출에는 목포 근대문화자원을 소재로 수많은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오페라와 판소리, 오페라와 연극, 오페라와 무용이 결합한 무대는 종종 있었다. 반면에 오페라와 스포츠가 겹치는 부분은 오페라 글라스로 축구경기를 볼 수도 있다는 정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스포츠 드라마는 그 어떤 스토리보다도 오페라에 잘 어울린다. 오는 10월 23일 김포오페라단(단장 원수경,대표 이현영)에서 세계 최초로 스포츠와 오페라를 연결하는 무대를 선보인다. <그라운드의 풍운아 이회택>은 김포 출신 축구선수 이회택의 드라마틱한 생애를 조명하는 오페라극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은 생각도 하지 못하던 시절, 아시아인들의 축제인 킹스컵, 메르데카컵, 박스컵 등에서만 우승해도 서울 시내를 가로지르는 카퍼레이드가 열리곤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한국의 스트라이커 이회택이 있었다. 전쟁 직후 먹고 살기 힘들던 시절 이회택은 부모님 세대에게 대리만족을 안겨주는 시원한 스트라이크를 선사하곤 했다. 이회택은 지금도 김포에서 유소년축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공연은 축구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축구 자체보다는 축구인으로서 이회택과 그가 겪어온 삶의 우여곡절을 조명한다. 그가 어려웠던 시절 조용필의 무급 매니저로 일하며 "돌아와요 부산항에"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김삼진)이 전통예술 기반 창작음악과 연극을 결합한 음악극 '정조와 햄릿'을 9월 9일(금) 당진문예의전당, 10월 7일(금)~8일(토) 안동문화예술의전당, 10월 21일(금)~22일(토) 경남문화예술회관(진주)에서 공연한다. 음악극 '정조와 햄릿'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2016년 제작한 기획공연으로 '2021 의정부예술의전당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공연' 선정, '2021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초청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올 3월 지역 문화기관과 '우수공연 지역 공동유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4월 대전과 세종에 이어 9월과 10월에 충청,경상지역의 관객들을 만난다. 추석 연휴 시작일인 9월 9일은 당진문예의전당에서 2회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특히 1회차 공연은 추석 명절과 민선 8기,시승격 10주년을 기념해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전석 초대공연으로 진행돼 지역민들과 함께 풍성한 한가위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조와 햄릿'은 창작 전통음악과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예술적 요소가 결합된 장르로,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정조와 햄릿, 그리고 주변인물 간의 갈등 속에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분단의 현장인 경기도 김포 북단 갈산리에서 태어나 66년을 살아온 김구 작가의 전시가 열린다. 그는 분단의 역사적 배경이 긴밀하게 잔존하는 공간에서 살아온 작가이다. 얼마 전까지도 북의 대남방송이 들리고, 삐라가 자주 발견되고, 또 군부대도 많은 곳 말이다. 그의 그림은 거의 모두가 분단 현상에 대한 알레고리다. 그중에서 <황무지-1>과 <황무지-2>는 다음과 같은 작가 노트를 바탕으로 그려졌다. “전쟁으로 인한 분단은 상대에 대한 증오를 남겼다. 증오는 불신과 한 몸이다. 그 결과 증오를 이용하여 적을 생산하고 활용까지 하는 세력이 생겼다.” 작가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고 독학으로 작업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미술 이론이나 흐름에서 출발하지 않았고 철저하게 자신의 체험적 현실에 기반했다. 작가와 같이 한국전쟁 이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에겐 몇 가지 공통분모가 있다. 폭발적인 출생 증가, 부모세대의 교육열, 부와 성공에 대한 집착과 부담, 그리고 분단이데올로기다. 분단이데올로기는 관용보다는 혐오와 증오와 배제, 파시즘적 흑백론을 강요했다. 자유보다는 위계에 의해 균형을 상실하고 강박에 사로잡혔
기국서 연출의 ‘관객모독’이 8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지난 7월1일부터 오는 10월10일까지 대학로 아티스탄홀에서 100일 동안의 장기 공연에 들어갔다. 정부 지원금이나 자체 예산으로 마련한 무대가 아니라 기국서 연출의 팬이 기부한 후원금으로 올리는 작품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 관객을 모독하는 연극이 관객의 후원으로 살아나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된 셈이다. 새로운 후원 문화를 기대할 수 있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관객모독’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오스트리아 출생 페트 한트케가 1966년에 발표한 희곡이다. 1978년 기국서 연출의 ‘극단76’에 의해 무대에 오른 후 꾸준히 재 공연되어 관객을 모아 온 대표적 레퍼토리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기국서를 일약 천재 연출가로 불리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관객모독’은 관객에게 욕설과 물세례를 퍼붓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파격적인 연극으로, 공연 때마다 화제가 되어왔다. 띄어쓰기를 무시한 중복된 의미의 단어를 사용하거나 목사님 설교 같은 어조나 약장수 같은 상황을 설정하는 등 언어만을 매개로 한 독특한 연극이다. 공연을 처음 접하는 관객은 불편하고 당혹스럽지만, 사람들은 이 작품을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9월 23일부터 11월 19일까지 58일간 계속되는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은 윤이상의 오페라 <심청>이다. 오페라 심청은 1972년 뮌헨올림픽 문화축전을 위해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총감독 귄터 레너르트가 윤이상에게 위촉한 작품이다. 독일의 극작가 하랄드 쿤츠가 판소리 '심청가'에 영감을 받아 대본을 썼다. 유럽에서 활동하던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은 1967년 '동백림 사건'이라는 과장되고 조작된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국제적 구명 운동에 힘입어 사형을 면하고 1969년 한국 정부에 의해 독일로 추방되었다. 이 사건으로부터 3년 뒤 독일 정부에서 윤이상에게 오페라 작곡을 위촉한 것이다. 이념으로 상처입은 예술혼을 위로하며 동서양 문화를 결합하여 다양성을 끌어안고자 한 일이었다. 윤이상은 <류퉁의 꿈>, <나비의 미망인>, <유령의 사랑>, <심청> 등 4편의 오페라를 작곡했다. 이 가운데 심청을 제외한 3곡을 한국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뒤 독방에서, 그리고 병보석을 받고 수용된 병실에서 오직 연필과 오선지만으로 작곡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이 대작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옛 그림 속 중구의 대표 인물과 마을의 뒷이야기를 들려주며, 가무악과 택견 퍼포먼스를 함께 볼 수 있는 이색 콘서트 '화통콘서트 - 옛 그림 중구와 소통하다!'(주최 서울 중구, 주관 문화예술감성단체 여민, 이하 화통콘서트)가 9월 1일(목)~2일(금) 오후 7시 30분(총 2회)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린다. 9월 1일(목)에는 어린이들과 함께 쉽게 관람할 수 있는 1부 '테마 1: 동물은 노래하고 꽃은 춤춘다'와 2부 '테마 2: 옛 그림 중구와 소통하다'로 구성된다. 김홍도,강세황의 합작품인 '송하맹호도'와 조선 전기 화가 이암의 그림 '모견도'에 등장하는 동물이 등장하고, 그에 어울리는 창작곡들과 무용이 어우러진다. 9월 2일(금)에는 1부 테마가 옛 그림 사랑의 이야기와 음악으로 가득한 '테마 1: 봄날의 상사는 말려도 핀다'로 바뀌어 진행된다. 미술 평론가 손철주가 전하는 옛 그림 속 사랑 이야기와 함께, 한국 대표 생황 연주가이자 신비로운 전통 악기 생황을 통해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김효영의 독주곡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새롭게 신윤복의 월하정인 이야기를 배경으로 창작 작곡한 '월하정인(작곡 유태환)'과
뉴스아트 김시우 기자 | 한국장애예술인협회가 매년 개최되는 장애인문화예술축제 A+ Festival에서 한 편의 시를 시 낭송, 웹툰, 미니상황극, 무용으로 표현하는 '詩풀이-그 집 모자의 기도'를 선보인다. 시 '그 집 모자의 기도'는 물난리 상황에서 중증의 뇌병변장애인 아들을 구하려는 노모와 자신이 물에 휩쓸려가기를 기도하는 안타까운 재해 상황을 잘 표현한 작품이다. 중증 장애 시인 김대근의 시 그 집 모자의 기도를 낭송해 소리로 듣고, 웹툰으로 시각적 요소를 보탠 후, 장애인의 재해 현실을 상황극으로 표현해 극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장애인 재해 안전권 보장으로 승화하는 무용으로 마무리한다. 이번 공연은 현대무용가 김용우 연출, 전 YTN 앵커 차해리 진행으로 시 낭송&웹툰에 김대근 시인을 비롯해 고연수 웹툰 작가, 김보희 첼리스트, 미니상황극에 임지윤,김종욱,이찬호 배우가 출연하며, 무용에 최문정,이동우,김문희,김완혁 무용수가 출연하는 버라이어티 공연으로 장애인의 재해 안전권 보장의 필요성을 우리 사회에 던지고 있다. 2022년 장애인문화예술축제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고, A+ 2022장애인문화예술축제조직위원회가 공동 주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