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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 저녁에 4개나 발송된, 작품 철거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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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사무처 굿바이 풍자전 습격사건 [5보]
공문 번호 83, 85, 87, 89로 이어진 한밤의 퍼레이드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국회사무처는 굿바이 인 서울 작품 철거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1월 8일 저녁 7시 이후 거의 매 시간마다 철거요청 공문을 보낸 뒤, 자정이 지난 1월 9일 새벽에 "거듭된 철거 요청에도 자진 철거하지 않았으므로" 작품을 별도로 보관하겠다는 공문을 민형배 의원실로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첫번 째 공문은 1월 8일 저녁 7시 이후 관리국장 명의로 보내졌는데, 공문번호 83번의 이 공문에는 "표현의 자유는 충분히 존중되어야 하나 국민통합과 공동체의 화합을 저해하는 작품은 국회에서 자진철거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

 

공문번호 85인 두 번째 공문은 공문 전달 시점으로부터  두 시간 가량 뒤인 1월 8일 밤 11시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국회의원회관 제 2로비 사용이 중지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겨 있다.

 

공문번호 87인 세 번째 공문은 두 번째 공문의 밤 11시라는 시한이 너무 임박하였다고 생각했는지, 시간을 늦춰 밤 12시까지 철거해 달라고 하였다. 


퇴근 시간이 지난 저녁 7시부터 밤 11시 이전까지 거의 매 시간 공문이 발송된 것이다.

 

이후 공문번호 88인 네 번째 공문은 1월 9일 발송으로 되어 있다. 세 번째 공문에서 못박은 자정을 넘겨서 발송되었기 때문이다. 이 공문에는 "수차례 자진 철거를 요청하였으나 철거되지 않았음을 확인하였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보내기 시작한 3개의 공문은, "수차례 요청하였다"는 명분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공문에서는 수차례 요청에도 자진철거하지 않았으니 제2로비 사용을 중지하며 전시작품은 별도로 안전하게 보관됨을 알려드린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그날 아침 작품 상태 확인을 원하는 작가들의 요청은 거부되었다.

 

마지막 공문이 발송된 것은 새벽 2시이다. 공보실에 확인한 결과 국회사무처에서 보내는 공문은 인편, 우편, 이메일, 팩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보내지는데 이번 공문은 어떤 경로로 보내졌는지 알 수 없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