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모피아여, <예술인상호부조대출>에서 배워라

URL복사

법정최고금리 올려 대부업 살리려는 금융위원회,
서민 대출 위한 금융정책부터 마련해야

뉴스아트 이명신 기자 |

 

2021년 7월 7일부터 법정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됐다.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였다. 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데도 서민들만 높은 금리를 부담함으로써 파탄에 이르는 일이 많았던 데 대하여, 늦었지만 조금이라도 바로잡은 셈이다.

 

최근 고금리 기조가 6개월 이상 유지되면서 작년 말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로 인해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사람들이 생긴다는 이유로, 곧바로 법정최고금리를 다시 올리겠다는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에 1월 9일자 한국일보에는 금융위원회에서 최고금리를  최대 27.9%로 인상을 추진 중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명분은, "서민의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시했던 법정 최고금리 인하가 최근 되레 서민의 돈줄을 막는 주요 문턱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대출길이 막힌 사람들이 사채 시장을 이용하면 부작용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과연 서민의 돈줄을 막는 것이 낮은 이자율인가?

 

아니다. 돈줄이 막히니까 이자가 높아지는 것이다. 그 불똥이 서민들에게 튄 것 뿐이다. 대부업체는 높은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부업을 중단했다. 금융위는 이들의 수익율 등을 조사해보지도 않고, 곧바로 법정 최고금리를 높이겠다고 나섰다.

 

금융위가 정말로 서민의 돈줄을 걱정한다면 이자율로만 문제를  풀려고 할 일이 아니다. 서민들도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구조와 정책부터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업과 사채업의 고리대금상품 경쟁력이 없어지게 만들고, 법정 최고금리를 넘어선 살인적인 고리는 현행법 위반으로 처벌해야 할 일이다.

 

번번이 대기업에 돈을 부어 살려내는 걸 보면, 국가에 빌려줄 돈이 없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또한, 금융위는 그들에게 적당한 상품을 설계하도록 지속적으로 시중 은행을 독려했어야 한다. 시중 은행들은 IMF와 외환위기에 세금으로 살려놓은 기관이다. 그들이 문턱을 한없이 높여 땅짚고 헤엄치기로 수익을 올려서 이 어려운 와중에도 최고 수익률을 올렸다. 그런 시중은행은 내버려두고 고리대부업을 배려하는 것은, 서민의 돈줄을 걱정하는 행위가 아니다. 정책은 더더욱 아니다.

 

이자율만 올렸다 내렸다 하는 것이 서민정책이라면, 우리집 막내아들에게 시켜도 된다.

 

서민에게 적당한 상품 설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예술인상호부조대출>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은 북서울신용협동조합(북서울신협)과 협의하여 예술인을 위한 금융상품을 만들었다. (금리 5%, 신용점수 상관없는 신용대출, 1인당 대출한도 200만원) 한국스마트협동조합에서 기금을 조성하면 해당 기금의 6.7배를 북서울신협에서 예술인들에게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그동안 서민들에게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는 곳은 공제조합 등 은행 이외의 조직이었다. 이들은 금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기금으로 조성된 금액만큼만 대출해 줄 수 있다. 따라서 혜택을 볼 수 있는 사람의 숫자는 적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예술인상호부조대출>은 금융 시스템을 이용해 기금의 몇 배를 대출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수혜자도 많아진다. 

 

물론, 손은 더 많이 간다. 부실대출을 방지하기 위해 대출을 원하는 사람의 상태를 면밀하게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출이 발생한 뒤에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금융기관에서 자꾸 문턱을 높이는 이유는, 이렇게 신경을 많이 쓰지 않으면서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런 번거로움만 감수하기로 한다면 서민금융상품 설계가 가능한데도.  

 

기존의 금융시스템을 이용해 취약계층이나 서민 대상의 상품을 설계

 

예술인들은 정기적인 수입이 없다는 이유로 금융기관에서 실업자 취급을 당한다. 낮은 금리의 대출을 잘 안해준다. 그래서 대부분의 예술인들은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19.9%의 대출을 쓴다. 소득이 적은 예술인들이 힘들고 어렵게 알바라도 해서 번 돈을 돈 많은 고리대금업자에게 가져다 주는 셈이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은 이런 부조리를 해결하고자 1년 이상 연구하여 예술인을 박대하던 금융시스템을 역으로 이용하는 상품을 설계하였다. 기금을 조합에서 마련하고, 대출 부실이 발생하면 기금에서 충당한다는 조건이었기 때문에 은행 문턱을 낮추고 동시에 대출 이율도 낮출 수 있었다. 예술인들의 대출신용도도 높여갈 수 있다.

 

 

<예술인상호부조대출>은 조성된 기금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혜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19.9%의 고금리를 5%의 신용대출로 대신함으로써 이자를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이들의 대출금 합이 2,000만원이라면 1년에 총 300만원의 이자를 절감하는 셈이다. 10년이면 그렇게 해서 절감된 돈만 3,000만원이 된다. 

 

예술인들이 이 상품으로 절감하는 이자를 생각하면, 고금리 상품을 운용하는 대부업체나 카드업체 등이 얼마나 엄청난 이자 수익을 올려왔는지 알 수 있다. <예술인상호부조대출>은 남의 주머니로 들어가던 피와 땀을 예술인들이 돌려받을 수 있게 해준다.

 

이런 눈덩이 효과 때문에 <예술인상호부조대출> 기금을 마련하는 데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남다른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30만원으로 200만원이 급히 필요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효과, 이자까지 생각한다면 그 이상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시스템을 이용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금융위는 대부업체의 편인가 서민의 편인가

 

어디 예술인 뿐이겠는가? 취약계층 모두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상품이었다. 그런데 금융위는 금리가 낮다고 "땡깡" 부리는 대부업체의 버르장머리를 고칠 방법을 생각하기는 커녕, "금리 인하가 서민 돈줄을 막았다"는 논리로 금리를 올림으로써 도리어 서민의 목을 죄려하고 있다. 

 

 

게다가 금융위가 염두에 둔 금리 인상률은 금리 인하 전인 2022년도 아닌, 2016년도 이전 수준이다. 2016년 이후 꾸준히 낮춰온 법정 최고금리를, 한번에 만회해주려고 하는 것이다. 법을 고치지 않고 올려줄 수 있는 최대한도로 올려주고자 한다.

 

2016년과 비교하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고작 2% 올랐을 뿐인데, 법정최고금리는 7.9%나 올리고자 하는 것이 과연 서민의 돈줄을 걱정하는 태도인가 의문이다. 이러니 재무부 마피아, 모피아 소리를 듣는 것이다.

 

법정최고금리는 외환위기 이후인 2002년 66%라는 살인적인 숫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일부 대출자들이 자살하는 등 사회 문제가 되자 이후 꾸준히 법정 최고금리를 낮춰왔다. 

 

서민을 위한 금융시스템의 시작

 

법정최고금리를 올리지 않고 서민들의 금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금융위가 할 일이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시작된 <예술인상호부조대출> 기금 출연을 원하는 사람은 한국스마트협동조합(02-764-3114)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