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편집부 |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이 매년 시행하는 저소득 예술인 전세자금대출 사업이 연 1.95%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올해도 예술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대출 승인 전 임대차 계약을 강요하는 '고위험 구조'와 서울 방문 접수만 고수하는 시대착오적 행정 절차 탓에 '그림의 떡'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재단 측은 '찾아가는 지역 설명회'를 개최하며 소통에 나섰지만, 정작 현장의 예술가들은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 없이는 보여주기식 행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 빛 좋은 개살구? 1.95%의 유혹과 현실의 괴리 재단의 '예술인생활안정자금(융자)' 사업의 일환인 이 대출은 시중 은행과 비교할 수 없는 낮은 금리와 최대 1억 원이라는 한도로, 소득이 불안정한 예술인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제도다.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 안정을 보장한다는 정책적 취지는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하지만 이 빛나는 혜택 뒤에는 치명적인 독소 조항이 숨어있다. 대출을 신청하기 위한 필수 서류에 '주택임대차계약서'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예술가 스스로 대출 심사 통과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이 넘는 계약금을 먼저 지불하
뉴스아트 편집부 |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환경 개선을 위한 대규모 지원사업을 시작한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2025년 지역 예술인 창작환경 지원사업'으로 명명된 이번 사업은 영등포구를 중심으로 반경 5km 이내 거주하는 예술가 10명을 선발해 최대 2년간 프리미엄 창작공간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원 대상은 영등포구, 양천구, 마포구, 동작구에 주민등록을 둔 예술가로, 웹툰, 일러스트, 디자인, 번역, 문학 등 장르 제한 없이 현재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개인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대학생도 지원 가능하며,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개인 창작자에 한해 접수를 받는다. 이번 사업의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파격적인 지원 조건이다. 선정된 예술가들은 서울 영등포구 양산로96에 위치한 프리미엄 공유오피스 '오피스아트'에서 개인 지정 좌석과 각종 공용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180만원 상당의 인체공학 의자와 160cm L자형 책상이 제공되는 개인 좌석은 물론, 회의실, 라운지, 커피바 등의 공용공간과 24시간 냉난방, 초고속 인터넷, A3 컬러 복합기 등의 사무기기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특히 참가자 부담금 환급 시스템이 눈길을 끈다
뉴스아트 편집부 | 문화예술계가 이재명 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나섰다. 문화연대, 블랙리스트 이후, 한국문화정책연구소, 한국민예총, 한국작가회의 등 주요 문화예술단체들이 오는 8월 20일 서울 종로구 두잉굿센터에서 '이재명 정부 문화정책을 묻는다'를 주제로 집중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토론회는 불법 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을 거쳐 급작스럽게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문화정책 분야에서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지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 기간과 정부 구성 과정에서 충분한 정책 검토 시간을 갖지 못했던 상황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새 정부의 문화정책 과제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토론회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이재명 정부 문화강국론에 대한 비판적 검토'와 '문화예술행정의 관료주의 극복과 민주화를 위한 개혁 방향'이라는 두 가지 핵심 주제를 다룬다.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염신규 소장과 블랙리스트 이후 정윤희 총괄디렉터가 각각 발제를 맡으며, 성공회대 백원담 석좌교수, K-콘텐츠산업협의회 최승훈 간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이승원 선임연구원, 경기민예총 구자호 정책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2
2022년, 원주는 민선 8기 시장 교체와 함께 전례 없는 문화적 파괴를 맞이했다. 새로 취임한 시장은 전임 시정의 흔적 지우기에 집착하며 문화예술정책을 싸그리 뒤엎었다. 사업은 멈췄고, 공간은 폐쇄됐으며, 운영 주체는 바뀌었고 블랙리스트까지 등장했다. 원주의 문화예술계는 쑥대밭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폭력의 정점에는 ‘아카데미극장’이 있었다. 1963년에 개관한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60년을 버텨온, 대한민국에 몇 안 되는 단관극장이다. 그 시절 원주의 C도로는 '시네마 로드'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한 거리에 4개의 극장이 줄지어 있었고, 저마다 특색 있는 상영으로 극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눈물과 웃음을 선사했다. 시간이 흘러 원주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원주 아카데미극장은 그 거리의 마지막 상징이자 시민들에게 남은 유일한 문화유산이었다. 더 이상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질 무렵, 극장은 시민들의 손으로 다시 되살아났다. 2022년 1월, 원주시에서 극장을 매입했고 문체부 공모에 선정돼 리모델링과 문화 커뮤니티 공간 활용 비용으로 39억 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였다. 모든 게 순조로워 보였다. 그러나 2023년 4월, 원강수 시장은 극
뉴스아트 편집부 | 50여 년 전 롤링 스톤스가 도난당했던 전설적인 기타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하 메트)에 기증된 대규모 컬렉션에서 발견돼 록 음악계가 발칵 뒤집혔다. 이 사건은 도난 문화재의 소유권과 박물관의 역할에 대한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문제의 악기는 1959년산 깁슨 레스폴 스탠다드 모델로, 롤링 스톤스의 전 기타리스트 믹 테일러가 소유했던 것이다. 이 기타는 1972년 롤링 스톤스가 프랑스에서 명반 'Exile on Main St.'를 녹음하던 중 빌라 넬코트에서 도난당한 여러 악기 중 하나로, 당시 키스 리처즈에게 빚이 있던 현지 마약상들의 소행으로 알려졌다. 이 기타는 단순한 악기 이상의 역사를 품고 있다. 원래 키스 리처즈가 소유했던 이 기타는 1964년 롤링 스톤스의 역사적인 미국 '에드 설리번 쇼' 첫 출연 당시 연주되었던 바로 그 악기다. 이후 1967년 리처즈는 이 기타를 믹 테일러에게 팔았고, 테일러는 롤링 스톤스 활동 기간 내내 이 기타를 자신의 주력 악기로 사용했다. 지미 페이지와 에릭 클랩튼 같은 거장들 또한 이 악기를 빌려 연주한 것으로 전해져 그 가치를 더한다. 최근 금융가이자 수집가인 더크 지프가 메트에
뉴스아트 편집부 |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와 함께 올해 19세가 되는 2006년생 청년들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15만 원의 공연·전시 관람비를 지원하는 '청년 문화예술패스'의 추가 발급을 7월 7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청년 문화예술패스'는 청소년기를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보내며 문화예술을 직접 체험할 기회가 적었던 청년들이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고 미래의 문화 관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된 사업이다. 이번 추가 발급은 지난 상반기(3월 6일~5월 31일)에 패스를 발급받고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청년들의 지원금을 환수해, 신청 시기를 놓쳤거나 망설였던 청년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되었다. 누가, 어떻게, 어디서 사용하나? 신청 대상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2006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출생한 청년이다. 단, 상반기에 이미 패스를 발급받은 이력(사용 여부 무관)이 있는 청년은 다시 신청할 수 없다. 신청은 '청년 문화예술패스' 공식 누리집(youthculturepass.or.kr)을 통해 가능하며, 기간은 11월 30일까지다. 다만 전국 17개 시도별로 정
뉴스아트 편집부 | 20대 대선을 거치며 이재명 후보가 제시한 문화예술 공약은 그 규모와 지향점에서 예술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문화예산 2.5% 시대', '예술인 기본소득', 'K-콘텐츠 초격차 성장' 등 파격적인 키워드로 요약되는 그의 청사진은 'K-컬처'라는 이름 아래 양적, 질적으로 만개한 한국 문화예술의 새로운 도약을 약속하는 듯했다. 이는 예술을 '노동'으로, 문화를 '기본권'으로 인식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동시에, 거대한 비전 이면에 숨은 재원 마련의 현실성, 정책 실행 과정에서의 균형감, 그리고 국가 주도 성장의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 또한 만만치 않다. 본지는 그의 공약을 심층적으로 분석하며, 한국 문화예술 생태계에 던져진 기대와 과제를 함께 조명해본다. 기대(期待): '예술하기 좋은 나라'를 향한 구체적 로드맵 이재명 후보 공약의 가장 큰 미덕은 문화예술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재원'과 '복지'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려 했다는 점이다. 1. '문화예산 2.5%'가 열어젖힐 가능성 역대 정권에서 공약으로 등장했으나 번번이 좌절됐던 '문화예산 2%대'의 벽을 넘어 '2.5%'라는 구체적 목표를 제
뉴스아트 편집부 | 하루의 대부분을 책상 앞에서 보내는 창작자에게 작업 공간은 단순한 장소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결과물의 품질, 아이디어의 발현, 그리고 무엇보다 창작자의 건강과 직결되는 핵심적인 성공 요인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카페의 소음과 불안정한 와이파이, 집의 방해 요소와 싸우거나, 감당하기 힘든 임대료를 내며 비효율적인 환경을 전전하는 것이 수많은 창작자의 현실이다. 이러한 고질적인 문제에 예술인들이 직접 답을 내놓았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기획하고 운영하는 창작자 특화 공유 오피스 ‘오피스아트’가 그 주인공이다. ‘창작자가 창작자를 위해 만든 공간’이라는 명확한 철학 아래, 이곳은 왜 창작자들 사이에서 ‘성공 작업실’이라 불리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지 집중 취재했다. 1. “의자에 180만원을 왜?”… 당신의 ‘몸’을 위한 파격적인 투자 오피스아트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의자’다. 이곳은 180만 원 상당의 ‘스틸케이스 씽크체어’ 또는 ‘휴먼스케일 프리덤체어’를 전 좌석에 기본으로 제공한다. 장시간 작업으로 인한 허리와 목의 통증은 모든 창작자의 숙명과도 같았다. 오피스아트는 이 ‘통증’을 가장 먼저 해결해
"은행에서는 신용점수 때문에 대출이 불가능했어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제 예술 활동만 보고 문을 열어주었죠." 불규칙한 수입과 프로젝트 기반 활동으로 금융권에서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히기 쉬운 예술인들이 자신들만의 금융 시스템을 만들고 훌륭하게 운용하여 화제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사장 서인형)이 최근 발간한 '2024 예술인상호부조대출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신용점수와 무관하게 대출을 제공하는 '예술인상호부조대출'이 누적 305건, 6억 9백만원의 대출을 기록했다. 이 대출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중요시하는 '신용점수'를 평가 기준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대신 조합원 자격과 최소한의 상환 가능성 심사만으로 연 5%의 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 일반 금융권에서 15~20%의 고금리를 감수해야 했던 예술인들에게는 획기적인 대안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2024년의 폭발적인 증가세다. 2024년 한 해 동안 186건, 3억 1천만원의 대출이 이루어져 전년(84건, 1억 8,500만원) 대비 건수는 121%, 금액은 68% 증가했다. 대출 상품도 다양화되어 기존의 '긴급생활자금 대출' 외에도 '익일소액대출'이 신설되고, 대출 한도도 200만
"우리 사회의 모순이 구조적인 모순이 근본적인 모순이 드러났고... 직접적으로 그런 거대 담론 정치 얘기를 제 노래에서는 별로 하고 싶지 않은 게 거기서 나오는 신화와 오류와 착각이 너무 커 가지고..." 뉴스아트 편집부 | 그의 신디사이저 소리와도 같은 묵직한 저음처럼 깔리는 이 한마디는 전자음악가이자 SF 작가, ‘삼각전파사’ 장호진의 세계를 여는 열쇠다. 최근 발표한 앨범 《디스토피아 2025》는 동시대 한국 사회의 불안한 공기를 포착한 음악적 기록이자, 거창한 구호 대신 삶의 미세한 균열 속에서 진실을 길어 올리려는 한 고독한 탐구자의 항해일지였다. 인터뷰 내내, 그는 매끈하게 포장된 현실 이면의 ‘이지러진 어긋남’에 집요하게 렌즈를 들이댔다. 삼각전파사의 음악은 바로 그곳, ‘삶이 무너지는 경계와 균열’에서 시작된다. 거대 서사의 노이즈를 뚫고, 삶의 현장음을 기록하다 삼각전파사가 겨누는 과녁은 분명하다. 정치적 영웅 신화, 선악의 편리한 이분법, 진영 논리의 선민의식 같은 거대 담론들이 만들어내는 ‘신화와 오류와 착각’. 그는 이런 것들이 현실의 복잡성을 가리고 오히려 “또 다른 모순”을 낳는다고 본다. 그래서 그의 시선은 위가 아닌 아래로, 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