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편집부 | 카메라 하나를 들고 시골 장터를 찾아다닌 지 40년이 됐다. 처음에는 사람을 알고 싶어서 떠났다.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들이 거기 있었다. 농사를 짓는 이, 좌판을 펴는 이, 장날만 기다리며 살아가는 이들. 그들의 말투와 표정, 흥정하는 목소리와 안부를 묻는 방식 속에서 사진가 정영신은 한 사회의 시간을 보았다. 스스로를 '장돌뱅이 사진가'라 칭한 그가 발길을 닿인 전국의 장터만 600여 곳에 이른다. 그 40년의 기록이 전시로 펼쳐진다. 사진가이자 소설가인 정영신의 사진전 '장날'이 오는 4월 21일부터 5월 12일까지 서울 강남 대안공간 스페이스22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40년간 이어온 장터 기록 가운데 1980년대 후반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흑백사진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8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정 작가가 처음 장터를 찾았던 1980년대 후반은 대형마트도 인터넷 쇼핑몰도 전혀 없던 시절이었다. 사람들은 오일장이 열리기를 학수고대했다. 장날이 되면 마을을 나섰고, 물건을 사고파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었다. 장터는 소식을 나누고, 지인들의 얼굴을 확인하고, 안부를 묻는 공간이었다. 공동체가 살아 숨 쉬는 시간이었다. 사
뉴스아트 편집부 | 오는 4월 19일 일요일 오후 5시, 부산콘서트홀 대공연장에서 이색적인 조합의 공연이 펼쳐진다. TV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를 통해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은 베이스바리톤 길병민과 바리톤 이승민이, 70대 어르신을 포함한 수영구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수영구 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공연의 이름은 '팬텀 스타워즈(Phantom Star Wars) — 부산청년 봄을 깨우다'. 클래식 전문 예술가와 지역 아마추어 합창단이 나란히 베르디 오페라의 명합창곡들을 부르고, 하이라이트로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 '환희의 송가'를 함께 연주한다. 이번 공연은 (사)부산예술후원회가 주최·주관하고 (사)부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가 후원하는 행사로, 평소 예술 향유가 어려운 장애인·취약계층·다문화가정을 초청하는 공익적 성격도 함께 담고 있다. 티켓 가격은 B석 5만 원, C석 3만 원이며 공연 문의는 010-3940-3060으로 가능하다. 무대의 중심에는 '팬텀싱어' 출신의 두 성악가가 선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를 수석 졸업한 베이스바리톤 길병민은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영아티스트 출신으로, 프랑스·미국·모나코·오스트리아 등 세계 각지에
뉴스아트 편집부 | 사진가 인준철과 캘리그라피 작가 오민준의 2인전 〈보고 읽는다展 – 여전함 위에 다시 서다〉가 3월 25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 제3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방식은 단순하지만 낯설다. 인화된 사진 위에 캘리그라피 작가가 직접 글씨를 쓰는 것이다. 디지털 합성이나 편집 작업이 아니다. 사진이라는 완성된 화면 위에 붓이 다시 한 번 지나가며, 두 작가의 시간이 한 장의 평면 안에서 겹쳐진다. 전시 제목 '보고 읽는다'는 일반적인 인식의 순서를 의도적으로 뒤집은 말이다. 우리는 보통 텍스트를 읽고 이미지를 본다. 그러나 이 전시에서는 사진이 읽히는 대상이 되고, 글씨가 보이는 대상이 된다. 인준철의 사진은 특정 순간을 포착하지만 하나의 이야기처럼 읽히고, 오민준의 글씨는 의미를 담은 문장이되 화면 위의 형태로 먼저 시선을 잡는다. 관람자는 글씨를 해석하기 전에 사진의 시간을 통과해야 하고, 사진을 본 뒤에야 비로소 글씨의 형태를 감각하게 된다. 두 작가의 협업은 트렌드로서의 콜라보레이션과는 결이 다르다. 보도자료에 실린 추천글에서 윤경희는 이번 작업을 두고 "독백처럼 읊조리던 사진에 글씨가 말을 걸었고, 그 둘
뉴스아트 편집부 | 2011년 결성 이후 15년 넘게 거리에서 노래해온 포크록 밴드 길가는밴드가 2026년 3월 18일 새 싱글 '사랑한다 아이야'를 발매했다. 이 노래가 처음 세상에 씨앗으로 뿌려진 것은 밴드가 막 첫발을 내딛던 그 해였다. 싱어송라이터 장현호를 중심으로 2011년 결성된 길가는밴드는 거리에서 버스킹과 공연을 이어가며 사회적 투쟁과 갈등의 현장에서 노래로 연대해온 팀인데, 바로 그 시작의 해인 2011년 1월 11일, 장현호는 노래 노트에 펜으로 이 곡의 날짜를 적어두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15년 2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뒤, 이 곡은 정식 음원의 형태로 공개되었다. 발매일은 우연이 아니다. 2026년 3월 18일은 장현호의 아들 하윤이의 다섯 번째 생일이다. 한때 스스로를 '영원한 삼촌'이라 불렀던 이 뮤지션은 공연 무대에서 "어른들도 아이 시절을 지나왔고, 쉰 살 먹은 어른도 엄마에겐 여전히 아이 같은 존재"라고 말하며 이 노래를 불러왔다. 세상의 조카들과 같은 아이들에게 들려주던 그 노래가, 이제 다섯 살이 된 자신의 아들과 밴드 동료들의 손으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길가는밴드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제주 해군기지 강정마을 투쟁,
뉴스아트 편집부 | 한국 인디 1세대 밴드, 4월 18일 홍대 무대에서 '봄의 피로' 콘서트 약 14년 만에 재개 2001년 발매 2집 '나를 닮은 사내' Re-Recording LP도 500장 한정 제작 텀블벅 크라우드펀딩 시작 열흘도 안 돼 목표 금액 133% 돌파 한국 인디 씬의 1세대를 대표하는 밴드 허클베리핀이 두 가지 굵직한 소식을 동시에 알렸다.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만 남아 있던 '봄의 피로' 단독 콘서트를 약 14년 만에 부활시키고, 지난해 디지털로만 공개됐던 2집 리레코딩 앨범을 LP로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텀블벅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공식화한 것이다. 3월 5일 시작된 이 펀딩은 목표 금액 500만 원을 이미 133% 넘어선 상태로 진행 중이며, 오는 3월 31일까지 후원이 가능하다. 1997년 결성된 허클베리핀은 이기용(기타·보컬·베이스·신스), 이소영(보컬·신스), 성장규(기타·신스·드럼·프로그래밍)의 3인조 밴드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1집과 3집이 나란히 이름을 올린 인디 1세대의 대표 주자다. 오랫동안 활동해온 밴드가 빠지기 쉬운 동어반복이나 시류 영합의 함정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으며, 1990년대부터 이어온 기타 리
황경하 | 1930년대 미국 대평원을 덮친 더스트볼을 많은 사람들은 자연재해로 기억한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들여다보면, 그것은 인간이 설계한 욕망의 구조가 자연의 임계점을 넘어섰을 때 일어난 시스템 붕괴였다. 그리고 무너진 잔해는 그 구조를 설계한 이들이 아니라, 그 안에서 가장 작은 톱니로 살아온 사람들 위에 쏟아졌다. 이야기를 제대로 따라가려면, 먼저 대평원의 풀밭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수천 년 동안 미국 대평원을 덮고 있던 것은 키가 사람 허리쯤 오는 대초원 풀들이었다. 겉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아래에는 놀라운 것이 숨어 있었다. 풀 한 포기의 무게 중 최대 90%는 땅 위가 아니라 땅속에 있다. 대초원 풀들의 뿌리는 촘촘한 그물망처럼 토양 표층을 꽉 잡고 있었고, 엄청난 양의 수분과 영양분을 저장했다. 이 뿌리 시스템이 가뭄과 불과 방목으로부터 풀을 지켜냈다. 비유하자면 대초원은 땅속에 거대한 스펀지를 품고 있는 것과 같았다. 뿌리가 자라고 죽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땅속에 유기물이 쌓였고, 이 유기물이 토양의 수분 보유력을 높였다. 초원의 흙이 그토록 기름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비가 오면 스펀지에 물이 스며들고, 가뭄이
KT&G(사장 방경만) 상상마당이 가족 뮤지컬 '뽀로로 신비한 여행'을 오는 3월 2일까지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상연한다. '뽀로로와 신비한 여행' 뮤지컬은 2005년부터 2025년까지 20년간 총 300만명 이상이 관람한 국내 최고 가족 뮤지컬 중 하나다. 관람객들은 '뽀롱뽀롱 뽀로로' 애니메이션에 삽입된 히트곡들을 함께 듣고 즐길 수 있으며, 특히 객석에서 뽀로로 친구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진다. 관람료 및 상연일정 등 뮤지컬 공연과 관련한 세부사항은 상상마당 홈페이지(https://www.sangsangmadang.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KT&G 상상마당 관계자는 "이번 뮤지컬 공연 관람객들이 뽀로로 친구들과 직접 만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상상마당은 대중과 예술·문화가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운영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KT&G 상상마당은 신진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대중들에게 폭넓은 문화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지난 2005년 온라인 상상마당을 시작으로 홍대·논산·춘천·대치·부산까지 총 5곳에서 운영되며 문화예술 저변 확대와
서울 용산구(구청장 박희영)가 3월부터 도심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주민들에게 일상 속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2026 용산구 문화가 있는 거리'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용산구 문화가 있는 거리'는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용산구 대표 문화예술 사업으로, 도심 공간을 문화예술 무대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거리 위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며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일 '2026년 용산구 거리공연단'을 3월 12일까지 공개 모집한다. 주민이 자연스럽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지역 예술인에게는 안정적인 공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모집 대상은 거리공연 또는 무대공연 경력 3년 이상의 전문 공연 단체(팀) 또는 개인이다. ▲클래식 음악 ▲대중가요 ▲재즈 ▲국악 ▲마술 등 장르 제한 없이 거리공연이 가능하다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원 희망자는 용산구 누리집 '용산소개-구정소식-고시/공고' 게시판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3분 이내 공연 영상(인터넷 주소(URL))을 첨부해 담당자 전자우편(psy3653@yongsan.go.kr)으로 제출하면 된다. 구는 제출된 서류와 공연 영상을 바탕으로 공연 역량, 관객과의 소통 능력
뉴스아트 편집부 | 티어라이너와 러브엑스테레오가 만났다. 서로 다른 음악적 문법을 지닌 두 이름이 하나의 테마를 두고 정반대의 감정을 쏟아내는 협업 싱글을 2026년 2월 23일 정오 발표했다. 티어라이너와 러브엑스테레오가 함께 내놓은 싱글 앨범 [Bite Hard]는 'Bite Me'와 'Bite You', 두 곡으로 구성된다. 티어라이너는 <커피프린스 1호점>, <치즈 인 더 트랩>, <좋아하면 울리는> 등 굵직한 드라마와 영화의 음악을 도맡아온 싱어송라이터 liner의 원맨 밴드로,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기타 사운드와 내면 깊이 파고드는 가사로 오랫동안 인디 팬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러브엑스테레오는 2011년 결성된 2인조 일렉트로닉 록 밴드로, 보컬과 신디사이저를 담당하는 애니(고연경)와 기타·베이스·프로듀싱을 담당하는 토비(황정익)로 구성된다. 얼터너티브, 신스팝, 펑크 록의 요소를 전자음악과 결합한 이들은 CMJ뮤직마라톤에 한국 록 밴드 최초로 공식 초청되고 SXSW 등 북미 유수의 페스티벌 무대를 누벼온 국제적 이력을 가진 팀이다. 장르도, 활동 방식도 다른 두 팀이 한 프로젝트를 위해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이다.
오윤, 그는 누구였나 예술가의 피를 물려받은 민중의 아들 1946년 4월 13일, 부산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소설 『갯마을』, 『메아리』로 한국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소설가 오영수의 장남, 오윤이었다. 문학적 토양이 비옥한 가정에서 자란 그였지만, 아버지의 문학이 바다와 갯마을 사람들의 삶을 그렸듯, 아들의 예술 역시 민초들의 삶을 향해 있었다. 어린 시절 오윤은 아버지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자랐다.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매료된 것은 책 속의 세계가 아니라, 부산 골목길에서 마주치는 생생한 삶의 풍경이었다. 시장 아주머니들의 억센 웃음소리, 부두 노동자들의 땀 냄새, 골목길 아이들의 거친 놀이. 이 모든 것이 훗날 그의 판화 속에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서울대학교 조소과에 진학한 것은 1965년이었다. 당시 한국 미술계는 서구 모더니즘의 세례를 받으며 추상미술이 대세를 이루던 시기였다. 하지만 오윤은 다른 길을 택했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민화, 무속화, 불화, 탈춤, 굿 등 한국 전통 문화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서구 미학을 배우면서도, 그의 눈은 언제나 우리 것을 향해 있었다. 1969년, 현실과 마주하다 1969년은 오윤의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