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아트 편집부 | 나는 오랫동안 의미와 상징이라는 무거운 짐을 표현하려고 낑낑거렸다… 이제 형태나 의미를 포기하자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는 없다. 한 줄기 바람, 한 방울의 물 속으로 사라진다. (고인의 작가노트 중) 한국 현대예술의 가장 뜨거운 전위(前衛)에 섰던 ‘토탈 아티스트’ 이익태 작가가 7일 오후 6시, 78년의 소풍을 마치고 영면했다. 그는 영화, 연극, 퍼포먼스, 회화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오직 ‘삶’이라는 거대한 캔버스 위에서 춤추듯 살다 간 자유인이었다. ■ 한국 영화사의 ‘돌연변이’, 제도권에 저항하다 1970년, 서울예술대학에 재학 중이던 청년 이익태는 한국 영화사에 전무후무한 ‘사건’을 일으킨다. 그가 연출하고 출연한 단편영화 「아침과 저녁 사이」는 기승전결이라는 기존 영화 문법을 철저히 파괴한 작품이었다. 한국영상자료원에 ‘최초의 한국 독립영화’로 등재된 이 작품은 2015년 영국 테이트 모던에서 상영되며 그 전위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그의 예술적 기질은 안주하지 않음에서 비롯됐다. 1970년대 방태수, 김구림 등과 함께한 전위예술 그룹 ‘제4집단’ 활동은 기성 예술계의 엄숙주의에 대한 유쾌한 도발이었다. 그는 멈춰있는 그
뉴스아트 편집부 | 화려한 조명 뒤, 우리가 몰랐던 예술인들의 처참한 현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 세계가 K-컬처에 열광하는 지금, 정작 그 뿌리인 예술가들은 '금융'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다. 오는 12월 2일 저녁 7시, 서울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는 이 오래된 모순을 끊어내기 위한 역사적인 자리가 마련된다.국회의원 양문석, 씨앗페 운영위원회,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 주최하는 <예술인 공정금융 비전 선포식 & 공동행동 선언>이다. 이번 행사는 성토의 장을 넘어, 데이터로 입증된 대안을 제시하고 예술계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실천적 '공동행동'을 선포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치료를 미루다 병을 키웠습니다"… 숫자가 아닌 '사람'의 증언 이날 행사에는 금융 소외로 고통받아온 예술인들이 직접 발언대에 선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연극인 이수경 씨는 "공연은 계속되지만 통장은 비어있다. 아이들 몰래 3일을 굶으며, 내가 예술을 계속하는 것이 가족에게 죄를 짓는 것은 아닐까 절망했다"며 생활고의 아픔을 토로할 예정이다. 20년 경력의 기타리스트 김정수 씨의 사연은 더욱 충격적이다. 그는 "급한 생활비 700만 원을 빌렸다
뉴스아트 편집부 | 어느 날, 한국스마트협동조합 사무실로 낡은 우편물 하나가 도착했다. 봉투 안에는 꼬깃꼬깃한 체크카드 한 장과 비밀번호가 적힌 쪽지가 들어 있었다. 발신인은 과거 조합의 '상호부조 대출'로 급한 불을 껐던 한 예술인. 그는 현재 감당할 수 없는 빚으로 인해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법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빈털터리' 상태였다. "지금 제 전 재산이 2만 원입니다. 더 보태고 싶어도 가진 게 이것뿐이라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를 살려줬던 그 대출기금에 조금이라도 보태고 싶습니다. 부디 같은 동료들을 지켜주세요." 그 2만 원은 세상 그 어디에서도 빌려주지 않을 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 준 '연대'에 대한 피맺힌 감사이자, 자신은 무너졌어도 동료만은 지키고 싶다는 예술인의 처절한 절규였다. "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닙니다"… 95% 상환율이 증명한 기적 화려한 K-컬처의 조명 뒤, 대한민국 예술인들의 삶은 재난 상황이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의 조사에 따르면 예술인 10명 중 8명(84.9%)은 제1금융권 대출을 거절당했다. '소득이 불규칙하다'는 이유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은 연 20%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고금리 대출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뉴스아트 편집부 | 경기도가 2026년도 경기문화재단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리면서 지역 문화예술계가 존폐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경기도는 재정난을 이유로 재단이 보유한 '기본재산'을 사용하라는 입장이지만, 예술계는 "미래를 위해 27년간 지켜온 종잣돈을 허물라는 것"이자 "부당한 요구에 불복한 데 대한 명백한 보복성 행정 폭력"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사태의 핵심은 약 1,200억 원 규모의 '문예진흥기금', 즉 재단의 기본재산에 있다. 이 기금은 1997년 재단 설립 당시 출연된 자산으로, 지난 27년간 원금은 보존하고 오직 이자 수익만으로 문화예술 사업을 지원하는 '지속가능성'의 상징이었다. 어떤 재정적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문화예술 생태계를 지탱해 온 마지막 안전판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경기도는 이 원칙을 깨고 당장의 재정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원금을 사용하라고 압박했다. 재단과 예술계가 "미래를 포기하는 근시안적 처사"라며 이를 거부하자, 도는 곧바로 '사업비 0원'이라는 예산안으로 응수했다. 지역 예술계는 이를 단순한 예산 조정을 넘어선 '문화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극 연출가는 "재정 운용
뉴스아트 편집부 | "은행 창구에서 저는 '무직자'였습니다. 소득이 불규칙하다는 이유만으로 대출 상담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죠. 결국 연 20%짜리 카드론을 돌려막다 불법 사채까지 알아봤습니다." 무대 위 조명이 꺼진 후, 40대 연극배우 A씨가 털어놓은 현실은 K-컬처의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의 이야기는 개인의 실패담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예술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이 겪는 구조적 폭력의 생생한 증언이다. 지난 11월 5일 국회에서는 이 보이지 않는 폭력의 실체가 데이터와 통계로 모습을 드러냈다. 양문석·임오경·전현희·조계원 의원실 주최로 열린 'K-문화, 그 뿌리는 단단한가?' 토론회는, 우리가 열광하는 K-콘텐츠의 뿌리가 어떻게 썩어 들어가고 있는지를 고발하는 자리였다. '배제 → 약탈 → 파괴', 시스템이 설계한 절망의 3단계 이날 공개된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의 『2025 예술인 금융 재난 보고서』는 한 예술가가 금융 시스템에 의해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배제-약탈-파괴'의 3단계로 분석했다. 1단계, '배제': 시작은 제도권 금융의 외면이다. 예술인 10명 중 8명(84.9%)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했다. '소득 불규칙', '증빙
뉴스아트 편집부 | "공연을 할수록 빚만 늘었습니다. 은행은 저를 '무직자'로 봤고, 결국 연 20%짜리 카드론도 모자라 '일수'를 알아봐야 했습니다." 세계 무대를 빛내는 K-컬처의 화려함 이면, 그 주역인 예술인들의 삶은 금융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넘어 지하경제의 덫으로까지 내몰리고 있었다. 프로젝트 단위의 불규칙한 소득 구조는 이들을 제도권 금융의 '투명인간'으로 만들었고, 이는 결국 폭력적인 불법 채권추심의 공포로 이어지는 비극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이러한 대한민국 문화계의 뿌리를 썩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가 지난 11월 5일 국회에서 공론화된다. 양문석·임오경·전현희·조계원 의원실 공동 주최로 열린 'K-문화, 그 뿌리는 단단한가?' 토론회에서 공개될 예정인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의 『2025 예술인 금융 재난 보고서』는, 예술인들이 겪는 금융 문제가 단순한 어려움을 넘어 생존을 위협하는 시스템의 실패임을 고발한다. 은행에서 '배제', 시장에서 '약탈', 마지막은 '불법의 늪' 보고서가 통계로 증명한 현실은 단계적으로 심각해진다. 먼저, 예술인 10명 중 8명 이상(84.9%)은 '소득 불규칙'과 '증빙의 어려움'을 이유로 시중은행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며
뉴스아트 편집부 | 법률 지식이 부족해 불공정 계약에 발목 잡히는 예술인들을 위해 인공지능(AI) 변호사가 나섰다.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은 복잡한 계약서를 누구나 쉽게 작성하고 검토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 웹 애플리케이션 ‘예술인 계약서 작성 도우미’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서비스는 특히 계약 경험이 부족한 프리랜서나 신진 예술가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창작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애플리케이션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 친화적인 ‘마법사(Wizard)’ 인터페이스다. 사용자가 마치 대화하듯 단계별 질문에 답하기만 하면 계약 기간, 금액, 수익 배분, 권리 의무 등 필수 조항이 누락 없이 자동으로 채워진다. 여기서 AI 어시스턴트 기능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사용자가 입력한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잠재적인 법적 위험이나 독소 조항을 감지하고, 사용자에게 더 유리한 대안 문구를 제안해 주는 방식이다. 또한 회화, 공연, 디자인, 웹툰 등 다양한 예술 장르의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조항을 선택적으로 추가할 수 있어 계약의 전문성과 유연성을 모두 확보했다. 문화예술계의 불공정 계약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
뉴스아트 편집부 | 대구 공공 문화시설이 자체 심사를 거쳐 승인한 미술전시를 개막 당일 뒤집고 전시실을 폐쇄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문제는 행정당국이 정식 대관 절차를 통과시켜놓고 뒤늦게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 작품에 대한 사후 검열 논란과 함께 공공기관의 행정 무책임이 동시에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구 중구청 산하 봉산문화회관이 정식 대관 절차를 거쳐 승인한 미술전시회를 개막 당일 돌연 차단하면서 공공 문화시설의 행정 무책임과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동시에 불거졌다. 대경미술연구원이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봉산문화회관에서 개최 중인 '내일을 여는 미술, 대구, 미술, 시대정신에 대답하라' 특별기획전시는 작가 19명이 참여해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전이다. 이 전시는 봉산문화회관이 요구하는 모든 서류를 제출하고 운영자문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정식으로 대관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전시 개막 당일 회관 측은 일부 작품에 대해 철거를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류규하 중구청장이 직접 전시실 폐쇄를 지시했다. 문제가 된 작품은 작가 A씨의 '동학의국', '똥광', '팔광' 등 세 점이다. '동
뉴스아트 편집부 | 이재명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예술인 복지금고’가 기로에 섰다. 현장에서는 수년간 예술가들에게 ‘위험 떠넘기기’로 비판받아 온 공공의 전철을 밟을지, 아니면 공동체의 신뢰를 바탕으로 과감히 리스크를 감수한 한국스마트협동조합(이하 조합)의 길을 따를지 주목하고 있다. 공급자의 ‘리스크 제로’를 추구하다 발생하는 행정 실패와, 예술인과의 ‘관계금융’을 통해 7억 원의 신뢰 자산을 쌓아 올린 조합의 뚝심. ‘예술인 복지금고’의 성패는 결국 누구의 철학을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 국가의 약속, 그러나 현장은 왜 불안한가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발표한 ‘예술인 복지금고’ 신설은 예술계에 오랜만에 찾아온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질병, 재해, 실직 등 예측 불가능한 위기에서 최소한의 존엄을 지켜줄 사회안전망이자, 예술을 ‘노동’으로 인정하겠다는 국가적 선언이었기 때문이다. 연극배우 A씨(42)는 “공연이 없는 달에는 수입이 ‘0원’이라 아프면 대책이 없었다”며 “정말 필요한 순간에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생긴다는 사실만으로도 창작에 더 몰두할 힘이 생긴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이 장밋빛 청사진 뒤에는 깊은 불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현
뉴스아트 편집부 |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의 이름이 법조계와 정치권을 뒤흔든 스캔들의 중심에 섰다. 그의 1980년 작 '점으로부터(From Point)'가 고위 공직을 향한 뇌물로 사용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점 하나에 우주를 담아내려 했던 작가의 고독한 사유는 이제 권력에 눈이 먼 악인들에 의해 세속적인 욕망의 거래 증표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미술작품이 연루된 추문을 넘어, 예술의 가치가 자본의 논리 앞에 어떻게 왜곡되고 소멸하는지를 보여주는 우리 시대의 씁쓸한 자화상이기도 하다. '만남'의 미학: 이우환과 모노하(物派)의 철학 이우환 화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를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린 '모노하(物派)'를 먼저 언급해야 한다. 1960년대 후반 일본에서 등장한 모노하는 '만드는 행위'보다 돌, 나무, 철판, 종이 등 사물(物)을 있는 그대로 제시하며 '관계'에 주목한 아방가르드 미술 운동이다. 서구 미니멀리즘이 산업 재료를 통해 인위성을 극대화했다면, 모노하는 자연과 사물의 고유한 성질과 존재감을 드러내며 인간과 사물, 사물과 공간의 '만남'을 탐구했다. 이우환은 이 운동의 핵심 이론가이자 가장 중요한 작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