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아트 편집부 | "펑크는 죽지 않았다, 다만 포크가 되었을 뿐." 한때는 날 선 펑크록으로 세상을 향해 고함치던 뮤지션이 이제는 통기타 하나에 의지해 낮은 목소리로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한다. "당신의 삶이 노래가 됩니다." 작지만 위대한 사람들의 곁을 지키며 그들의 서사를 블루스로 써 내려온 '출장 작곡가'도 있다. 오는 2025년 11월 9일 일요일 저녁 7시, 수원 행궁동의 소박하지만 단단한 라이브 클럽 '도트(d.o.t)'에서 결코 평범하지 않은 두 음악가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바로 유동혁과 '김동산과 블루이웃'의 이야기다. 이들의 만남은 한국 인디씬의 진솔한 현재와 음악이 지닌 힘을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상실의 아픔을 딛고 선 '펑크포크', 유동혁

공연의 포문을 여는 유동혁은 그의 음악 여정 자체가 한 편의 드라마다. 그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활동하며 한국 인디씬에 강렬한 족적을 남긴 펑크록 밴드 '요괴인간'의 멤버였다. 과격한 디스토션 기타와 사회에 대한 거침없는 메시지, 기괴한 분장과 무대 매너로 무장했던 '요괴인간'은 그 시절 펑크 키드들의 심장을 뛰게 했다. 2015년 발표한 마지막 앨범 『펑크가 뭐가 나빠』는 그들의 저항 정신이 응축된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밴드 멤버를 잃는 깊은 상실감을 겪으며 그의 삶과 음악은 예기치 않은 변곡점을 맞았다. 분노와 에너지를 뿜어내던 그의 손에는 통기타가 들렸고, 그의 음악은 내면의 아픔과 방황의 시간들을 고스란히 녹여낸 '펑크포크'라는 새로운 장르로 진화했다. 펑크의 직설적인 정신은 유지하되, 포크의 서정적인 선율로 삶의 이면을 노래하기 시작한 것이다. '날조'라는 이름으로 개인 작업을 이어가며 자신만의 색깔을 다져온 그는 최근 사회적 아픔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노래하는 '시위 공연'에 힘을 쏟고 있다. 그의 노래는 이제 무대 위에서만이 아닌, 상처받은 이들의 삶 가장 가까운 곳에서 울려 퍼지며 진정한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삶의 편에 선 블루스, '한국의 우디 거스리' 김동산과 블루이웃


뒤이어 무대를 채울 '김동산과 블루이웃'은 이 시대의 진정한 음유시인이다. 수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프론트맨 김동산은 스스로를 '출장작곡가'라 칭한다. 이름 그대로, 그는 노래가 필요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삶의 조각들을 모아 세상에 단 하나뿐인 노래를 만들어준다.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부터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내몰린 '우장창창' 곱창집 사장까지, 그의 노래 속 주인공은 바로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이다.
그의 음악적 궤적은 2018년 발매된 명반 『서울·수원 이야기』에 집약되어 있다. 실제 인물들의 삶을 바탕으로 한 이 앨범은 개인의 서사를 넘어 시대의 아픔을 기록한 역사라는 평을 받으며 제16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음반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저항가수 우디 거스리에 비견되며 '한국의 우디 거스리'라는 찬사를 받는 이유다. 김동산은 음악 활동 외에도 수원 장안문 근처에서 LP와 리사이클링 샵 '롱플레이어'를 운영하며, 이곳을 단순한 가게가 아닌 지역 문화와 사람이 만나는 사랑방으로 가꾸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그의 이야기에 깊이를 더해 줄 밴드 '블루이웃'과 함께 더욱 풍성하고 진한 블루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수원 행궁동의 심장 '도트'에서 펼쳐지는 진심의 무대
이 특별한 공연이 열리는 '수원 도트'는 화려함보다는 진정성으로 승부하는 공간이다. 뮤지션의 숨소리 하나까지 생생하게 공유되는 이곳에서 두 아티스트가 빚어낼 시너지는 관객들에게 단순한 감상을 넘어 깊은 공감과 위로를 안겨줄 것이다.
펑크의 저항 정신을 가슴에 품고 포크의 언어로 노래하는 유동혁, 그리고 블루스 선율에 우리 이웃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는 김동산.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듯한 두 음악가가 들려줄 이야기는 결국 '사람'을 향해있다. 이들의 진심이 담긴 무대는 깊어가는 가을밤, 잊지 못할 감동으로 기억될 것이다.
공연은 저녁 6시 30분부터 도어 오픈하며, 티켓 가격은 예매 15,000원, 현매 20,000원이다. 예매는 도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DM을 통해 가능하다.





















